대형마트 종이박스 남기고 ‘끈·테이프만’ 없앤다
대형마트 종이박스 남기고 ‘끈·테이프만’ 없앤다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12.1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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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내년 1월1일부터 장바구니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 자율포장대를 없앨 계획이였으나 소비자들의 항의에 부딪쳐 자율협약에 따라 종이박스는 남기고 재활용이 어려운 테이프와 노끈 제공이 중단될 예정이다. 사진은 전주 시내 한 마트에서 장보는 시민이 테이프와 노끈을 사용해 포장하고 있는 모습.   최광복 기자
환경부는 내년 1월1일부터 장바구니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 자율포장대를 없앨 계획이였으나 소비자들의 항의에 부딪쳐 자율협약에 따라 종이박스는 남기고 재활용이 어려운 테이프와 노끈 제공이 중단될 예정이다. 사진은 전주 시내 한 마트에서 장보는 시민이 테이프와 노끈을 사용해 포장하고 있는 모습. 최광복 기자

 내년 1월 1일부터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는 소비자들을 위한 종이박스는 있지만 포장에 필수적인 테이프와 노끈이 없어진다.

 환경부와 대형마트들이 폐기물 발생을 줄인다는 명분 아래 자율포장대를 아예 없애려다가 소비자들의 저항에 부딪치자 본격적인 시행을 보류한 뒤 최근 내린 결정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폐기물 발생을 줄이겠다는 정책적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17일 대형마트 소비자들에 따르면 지난 8월 29일 환경부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등 대형마트와 폐기물 발생을 줄이기 위해 자율포장대에 비치된 종이박스를 없애기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는 종이박스를 이용할 경우 노끈과 테이프 등 연간 658톤(대형마트 3사 기준)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소비자들이 강한 불만을 표출하자 환경부와 협약을 맺었던 대형마트들은 일단 내년 1월까지 종이박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키로 슬그머니 한발짝 물러섰다.

 매출 하락을 우려한 임시 조치였지만 최근 대형마트들은 자율포장대에서 종이박스만 남기고 노끈과 테이프는 없애기로 했다.

 소비자들은 이를 두고 대형마트가 여전히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수박 겉 핥기식’ 고객 응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전주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박모(49·여)씨는 “마트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이상 매번 장바구니를 챙기는게 번거롭다”면서 “조금 불편하기는 하겠지만 소비자들이 노끈이나 테이프를 직접 가져와 사용한다면 이같은 조치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시민 이모(51)씨는 “노끈과 테이프가 자율포장대에 있었던 것은 필요했기 때문 아니냐”면서 “환경문제를 생각한다면 테이프와 끈을 무작정 없애기 보다는 친환경 종이 소재로 대체하는 등 소비자를 고려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도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종이박스의 퇴출 여부는 대형마트 간 자율협약에 따른 것으로 당초 문제가 됐던 노끈과 테이프를 제외하고 종이박스만 제공하기로 결정됐다”며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언제든 환불이 가능한 대용량 장바구니를 마련해 놓은 만큼 많은 이용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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