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하는 송년회는 그만..” 연말 송년회 변화의 바람 부나
“술 취하는 송년회는 그만..” 연말 송년회 변화의 바람 부나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12.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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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이 도래했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잘 준비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송년회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송년회하면 술이 빠지지 않았다.

 1차 식사 자리에 이어 2차, 3차까지 가다보면 ‘송년회’인지 ‘술년회’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말 송년회 문화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운동과 취미를 통한 문화 활동 중심의 송년회를 계획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가 하면 아예 송년회를 점심으로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거의 송년회가 먹고 마시는 데 중심을 뒀다면 최근 송년회는 주 52시간제 근무제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가 정착되면서 실내 운동을 즐기거나 영화, 뮤지컬 등을 단체 관람하며 자연스러운 ‘소통’과 ‘화합’을 자아내는 쪽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 직원이 예외 없이 참석해야 하는 대규모 송년회는 사라지는 반면 부서별로 적은 인원이 모여 동료애를 쌓는 소규모 송년회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예전과는 사뭇 다른점이다.

 도내 한 중학교 교사 박모(34)씨는 “음주가 중심이 되던 연말 송년회 문화는 거의 사라진 것 같다”면서 “과거 학교 교사 모두가 모여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송년회는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 마치 야근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하지만 2-3년 전부터 연말 송년회는 1차로 오찬을 갖고, 2차로 영화나 연극을 관람했는데 동료 교사들의 호응이 괜찮았다”며 “사실 뭘 먹고 뭘 하느냐보다 마음이 맞는 동료 교사들과 함께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느끼는 분위기가 일반화 됐다”고 덧붙였다.

 금용업에 종사하는 임모(33)씨도 “연말 송년회는 단순한 술자리가 아닌 팀원간에 소통하고 화합해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의미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팀원 모두가 기억하고 만족할 수 있는 송년회를 마련하기 위해 싸이 콘서트를 예약했다”고 말했다.

 볼링과 포켓볼 등 실내 운동을 통해 남녀노소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송년회를 계획하려는 회사도 있다.

 서비스 직에 종사하는 최모(27·여)씨는 “2차, 3차까지 자리를 옮겨가며 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것은 연중에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술자리에 따른 과음은 항상 부담스러웠다”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특별한 자리인 만큼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이어 “실내 운동은 별다른 장비가 없어도 경기를 즐길 수 있고 스트레스 해소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면서 “올해 우리 부서는 운동과 가벼운 음주를 병행할 수 있는 실내 운동으로 송년회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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