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과 건강한 삶
자율성과 건강한 삶
  • 채병숙
  • 승인 2019.11.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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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삶은 타인이나 외압이 아닌 자기 자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주체가 됨으로써 자율성을 갖는 자기주도적 삶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며 나의 삶을 자기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 자 또한 타인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는 관점은 우리가 건강한 삶을 살아갈 힘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누구나 자율성이라는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자율성이 자연스럽게 표출될 때 우리의 생명력은 작동하기 시작할 것이다.

 자율성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남으로부터 지배나 간섭을 받지 않고 어떤 행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율성을 지닌 삶은 외부의 어떤 권위나 제재의 개입 없이 자기 결정에 의해서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자기주도적인 삶의 태도를 지닌다. 자율성은 사회적 지지나 자원에 대해서 비의존적이거나 사회와의 연결이 단절된 고립됨을 의미하지 않고, 오히려 필요한 경우 사회적 지지를 요청하고 스스로 결정에는 반드시 책임을 다함을 함축하고 있다.

 자율성이 건강한 삶에 있어서 반드시 요구되는 근본적 가치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강조되어 왔다. 마치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 나올 때 스스로 알껍질을 깨고 나오면 살아갈 힘을 지니지만 잘 나오라고 밖에서 깨줌으로써 살아나온 병아리는 살아갈 힘을 잃어버리듯이, 자율성은 그렇게 우리의 삶에 있어서 살아갈 힘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많은 연구들에 의하면, 자율성은 동기유발, 적응력 향상, 지구력 증가 등을 이끌고 좋은 성과 등을 낳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율성이 침해당하고 강압적으로 타인 의존적일 때는 내가 스스로 나의 삶을 주도하지 못하면서 일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고 꿈을 포기하거나 약한 의지와 자신감 부족으로 소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율성을 지니면서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왔는가 묻고 싶다. 오히려 자율성을 침해당하는 삶에 대하여 무딘 감각을 지니거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심지어 자율성을 갖는 삶을 배척하면서까지 살아오고 있지는 않았는가? 지금도 누구보다도 자율성을 살려서 세상을 향하여 용기를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북돋아 주어야 할 가정에서 가족들의 자율성을 위협하고 있지는 않은가? 교육현장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각종 인간관계에서 칭찬과 상, 평가와 감시, 그리고 사회문화적 고정관념과 편견의 틀에 갇혀 알게 모르게 우리는 타율성에 길들여지고 있지는 않은가? 종교, 이념, 사회윤리, 그리고 사회적 정의 중에서 주장하는 일부 왜곡된 가치관은 거짓과 죄책감 그리고 공포를 일으켜서 우리의 자율성은 힘을 잃는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또 사회적 지지를 가장하면서 자율성을 침해한다면 우리는 살아갈 생명력을 잃고 병은 점점 깊어만 갈 것이다.

 신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내면의 힘을 자율성에 실어 주면서 자기 자신이 주도하는 건강한 삶을 살아갈 것을 주문한다. 진리를 향하여, 열린 마음과 용기 그리고 성숙한 자아를 위하여, 맡은 일에서 얻는 행복을 위하여, 상생의 인간관계를 위해서, 그리고 건강을 지켜가는 삶을 위하여 자율성을 지닌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야 함을 말하고 있다. 자율성을 잃어간다는 것은 남 탓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탓이기에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 안에서 열쇠를 찾으라고 할 것이다. 어쩌면 자율성을 위협받고 있는 지금은 삶에 대한 생명의 에너지가 차단된 위험한 상황인 만큼 비상사태라고까지 경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채병숙<우석대학교 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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