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동안 미용실 한번 안가고 기른 머리카락, 소아암 환자에 기부
6년 동안 미용실 한번 안가고 기른 머리카락, 소아암 환자에 기부
  • 남형진 기자
  • 승인 2019.11.20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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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마음으로 소아암 환자들이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해 환한 미소를 되찾기를 바랍니다”

전주시청에 근무하는 한 여성 공무원이 지난 6년 넘게 미용실 한번 가지 않으면서 소중하게 길러온 머리카락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선뜻 기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주시 야호놀이과 강혜영(39) 주무관은 최근 40cm 정도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강원도에 있는 ‘어머나 운동본부’에 기부했다.

‘어머나 운동’이란 소아암 환자들을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의 줄임말이다.

보통 25cm이상의 머리카락을 기부받아 항암치료로 탈모가 심해진 어린이 환자를 위해 특수가발을 제작, 기부하는 운동이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강 주무관은 “아동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아동들을 위한 기부에 관심을 가졌고 이번 모발 기부도 그런 맥락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발 기부는 물리적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기부자의 특별한 인내심도 필요한 만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기부는 분명 아니다.

단적으로 건강한 모발을 기부하기 위해 지난 6년 넘게 강 주무관이 그 흔한 염색이나 펌 한번 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강혜영 주무관은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고,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부서에서 근무하다 보니 자연스레 아동을 위한 기부에 관심이 생겼다”면서 “가발을 통해 소아암 환우들이 우울증도 떨쳐내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순한 모발 기부를 넘어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엄마의 품으로 소아암 환자들에게 다가간 강 주무관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주변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강 주무관이 기부한 머리카락은 소아암 환자를 위한 가발로 제작돼 강 주무관이 이름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암환자의 가발은 항암치료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져 있고 작은 상처에도 민감해 가발도 압박감이 덜하게, 트러블이 생기지 않게 향균·멸균 처리를 해 제작되는 관계로 일반 가발보다 값도 2~3배 비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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