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지역 소방인프라 확충에 국가적 관심을
도서지역 소방인프라 확충에 국가적 관심을
  • 구창덕
  • 승인 2019.11.20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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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섬은 아름다운 바다, 평온한 휴양지가 있는 설레는 곳이다.

 그러나 실제 섬의 주민들은 표면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육지 사람들이 누리는 것을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힘들었던 기억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다고 한다.

 특히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나 화재가 발생했을 때 수혜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섬사람들에게 육지로 나가는 문제는 목숨과 연결될 때가 많았을 것이고, 소중한 재산이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보고만 있었을 것이다.

 요즘은 도시는 물론 군 단위에서도 도로 여건이 좋고 멀지 않은 거리에 병원, 보건소, 소방기관이 위치해 있지만 여전히 섬 주민들은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배나 헬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군산소방서는 이런 도서지역이 도시와 비교해 소방 인프라가 취약한 점을 고려해 섬지역 주민의 애환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안전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세대별 주택용 소방시설을 보급하며, 비상소화장치를 설치하는 한편 좁은 시골길과 비탈진 산길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다목적 화재진화차를 배치하고 의용소방대를 활용해 운영토록 했다.

 또한 해상사고에 대비해 의용소방대원들이 개인선박을 활용해 구조활동을 지원하게 하며, 재난피해 발생 시 육지로의 주민이송과 도서지역으로의 재난 관련 구호인력, 장비 등의 이송을 위해 군산관내 유람선사 5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실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소방정책을 펼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지난 10월 26일 오후 5시 40분경 옥도면 개야도에서 100여톤에 달하는 폐기물이 야적된 쓰레기 집하장에서 불이 났을 때 개야도 의용소방대원들은 화재진화차에 몸을 실어 현장에 출동해 화재의 불씨가 임야나 주택으로 번지지 않도록 초기 화재진압을 실시했으며, 덕분에 인근 주택으로의 화재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군산 개야도 의용소방대원들과 같은 활약이 매번 전국 각지 섬지역 화재 발생 시 똑같이 행해질 수 있을까?

 관할 소방서에서 관심을 갖고 도서지역에 집중한다면 조금은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소방서의 노력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2019년 11월 기준 전국적으로 아직도 화재진화차가 배치되지 않은 섬지역이 있으며 심지어 의용소방대가 없는 곳도 있다.

 도서지역의 소방안전대책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소방력 충원이라는 방법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소방력 보강이 단시간에 이루어지기 힘든만큼 관할 소방서에서는 도서지역 화재발생 초기 의용소방대원과 주민이 초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진화를 위한 교육훈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민들과 직접 대면하여 주택화재 예방 등 각종 소방상식 홍보를 실시하고, 응급환자 발생 시에는 구급대와 119 상황실, 유관기관과의 공조는 물론 실시간 기상상황을 파악해 배나 헬기로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병원까지 이송할 수 있는 체계를 수시로 확인하고 정비해야 한다.

 군산 선유도처럼 도서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섬과 육지가 연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섬과 육지가 하나로 연결되어 편리해지듯이 그동안 여러 가지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불편을 참고 감수했던 도서지역의 소방여건도 국가차원에서 확충되도록 개선하여 하루빨리 섬사람들의 애환이 씻어지고, 안전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구창덕 군산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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