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청문회聽聞會유감
[수필] 청문회聽聞會유감
  • 서상옥
  • 승인 2019.11.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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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자신을 알라”하고 외친 철조 소크라테스는 위대한 정치가의 덕목으로 “부끄러워 할 줄 아는 것을 훌륭한 통치자의 첫째 품성”이라고 강조 했다.

 정상모리배가 난무하는 세속에 빠지지 않겠다는 양심과 지성을 갖춘 인재들이 참으로 아쉬운 세상이다. 그야말로 인간 그레샴의 법칙이 우리국민을 안타깝게 한다. 날마다 메스컴을 타고 나오는 뉴스가 밝고 명랑한 소식보다 답답하고 어두운 사건들이 더 많아 때로는 참기 어려운 울분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정말 “안녕들 하십니까?” 라는 어느 대학가의 대자보가 새삼스럽게 회자 된다.

 오늘날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나라의 안정과 평화 보다는 오히려 정국을 어지럽히고 있어 온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한 분도 깨끗하게 물러나 존경받는 정치가로 남아 있지 않다. 모두가 정경유착과 부정비리에 빠져 민생을 외면 해 온 결과라고 본다.

 청문회는 김대중 대통령시절 대한민국 16대 국회가 2000년6월23일에 인사청문회법(법률6271호)을 제정함으로써 도입된 법이다. 곧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는 제도로 인사권 행사를 보다 신중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16년10월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던 촛불시민의 함성은 급기야 박근혜대통령을 탄핵심판으로 퇴진시키고 문재인 새 정부를 세웠다.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부는 서민들의 소득을 올리고, 불평등을 해소하고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약속했었다. 다 함께 잘사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3년 전 “나라꼴이 이게 무어냐?”고 토로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따른 청문회는 자질과 도덕성보다 실재 범법행위 여부를 떠나 어느 때보다 오랜 기간 요란스럽다는 평을 받는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가 여야 대립과 갈등으로 막말, 욕설을 하면서 난투극을 연출하는 모습은 참으로 꼴불견이다. 공방과 파행으로 일관된 국회는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어느 국회의원은 부끄러워 차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경우도 있다.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난제를 안고 있는 우리 국회에서는 신년도 예산문제를 비롯해 민생문제 등 처리해야 할 법률안들이 산적되어 있는 데도 여야의 극한적인 대립으로 인하여 원만하게 해결되어가는 정책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한심스럽다. 국민의 세비와 함께 온갖 혜택을 다 누리며 사는 국회의원들이 당리당략에만 눈이 어두워 국정을 혼란스럽게 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을 위한 국민이 하는 국민의 정치다” 소수의 고위공직자나 권력을 가진 자들을 위한 정치가 아니다. 지금 위정자들이 하나같이 불신을 받는 것 같아 염려가 된다. 여야의 대립과 영호남의 지역감정, 보수와 진보, 노사분규, 전관예우 등 모두가 물고 뜯는 싸움판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미국의 인구비례에 의하면 월등하게 많은 수다.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는 정치인들은 시민의 소리를 잘 들어 보았으면 한다. 작금 “국회의원들 무엇 하느냐?”고 묻고 싶다. 국회의원들도 모두 청문회를 받아야 한다는 국민의 여론이 비등하다. 지성과 도덕성을 갖춘 의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과거를 반성하고 뉘우치며 부끄러워할 줄 아는 정치인이 아쉬운 세상이다. 한 달 만에 사퇴한 법무부장관 조국이 만약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다면 범법자가 되지 않고 훌륭한 서울대학교수로 명예롭게 남아 있을 것이다. 이거야말로 아이러니한 논리다. 그야말로 부조리 현상이다. 조국사태는 이제 지나치다 싶어 넌덜이 난다고 한다. 청와대와 검찰의 싸움이라고까지 한다. 드디어 무엇을 위한 청문회인가? 흠집만 잡아내는 수준이하의 소모적인 정쟁은 이제 그만 사라졌으면 한다. 이것이 진정한 국민의 소리다. 더 이상 촛불 시민의 함성을 우롱하지 말았으면 한다. 여론을 조성하는 신문이나 방송매체도 올바른 사회를 위해 과감하게 정화되어지기를 바란다.

 “백성은 하늘이다”

 실학자 정약용의 『목민심서』에서 깨우쳐준 교훈으로 백성을 하늘같이 받들어야한다는 내용이다. 군왕은 모름지기 백성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본다. 국가를 통치하는 자로서 마땅히 국민의 안위와 평화를 위한 책임과 의무를 지녀야 한다. 또한 그러한 능력과 자격이 있어야만 할 것으로 사료된다.

 국회청문회에 나오기도 전에 줄줄이 낙마하는 장관후보자들의 몰골이 정말가슴을 아프게 한다. 일류대를 나온 엘리트들이 많고 많은 데 정작 쓸 만한 인재가 이렇게도 빈곤하다는 말인가? 진정으로 도덕성을 갖춘 청렴결백한 정치인들이 팔을 들고 나왔으면 한다. 그래서 국민의 여망에 따라 태평성대를 이룩한 요순시대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정의가 넘치는 대하의 흐름같이 모든 것을 서로 감싸고 묵묵히 흘러가는 평화로운 민주사회 되었으면 한다.

 

 글 = 서상옥 수필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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