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해야 할 순국선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순국선열
  • 김영님
  • 승인 2019.11.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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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독립과 관련된 기념일은 몇 개나 될까? 일본의 압제에 맞서 들불처럼 번져간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는 3·1절,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광복절, 이 정도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하루 더, 바람이 차가워지는 11월이 되면 떠오르는 날이 있다. 바로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이다. 1997년 5월 9일에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순국선열의 날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의 영령을 애도하고, 그들의 숭고한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에 감사하기 위해 마련된 순국선열의 날을 오늘 소개해보려 한다.

 ‘순국선열(殉國先烈)’은 일제의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 및 해외에서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이에 대항하여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자로서, 독립군으로 전사 또는 옥사하거나 나라 잃은 수치심에 자결한 분 등 조국에 목숨을 바친 분들을 말한다. 1905년 11월 17일에 일제의 강압에 의해 체결된 을사늑약의 치욕을 잊지 않고 위와 같이 독립을 위해 몸 바친 사람들, 즉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억하기 위한 날이 ‘순국선열의 날’이다.

 사실 순국선열의 날이 처음 정해진 것은 80년이 넘었다. 1937년 11월 21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의정원 제31회 총회에서 을사늑약(1905.11.17.) 체결일인 11월 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정하게 되었다. 이후 광복 전까지 임시정부 주관으로 행사를 했고, 1946년부터 민간단체에서, 1969년까지는 국가보훈처에서, 1970년 이후에는 정부행사 간소화 조치로 민간단체 주관으로 기념행사를 치렀다. 이어 독립유공자 유족들의 오랜 열망과 숙원에 따라 1997년 5월 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11월 17일이 법정기념일 ‘순국선열의 날’ 로 제정되어 오늘에 이른다.

 그러면 이 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순국선열은 어떤 분들일까? 용어가 다소 어렵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독립을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아낌없이 바친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강우규 의사, 유관순 열사, 이봉창 열사 같은 분들이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순국선열이자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안중근 의사의 유언을 떠올려보자.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

 . . . 나의 시신은 독립이 되기 전까지 조국 땅에 묻지 마라.

 . . . 대한의 완전한 독립이 천국에 들리면

 나는 하늘에서 춤을 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1910년 2월 14일, 안중근 의사는 모친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 내용처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대의를 위해’ 31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우리 민족의 영웅이며, 교육자이며 의사이자 의병장이었던 안중근 의사처럼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위한 날이 바로 순국선열의 날이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으로 독립운동의 역사상 큰 의미가 있는 2019년의 11월 17일은 더욱 큰 의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가슴 아프게도 대한민국은 독립을 이루었으나 고국에 묻히고자 했던 안중근 의사의 유언은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순국선열의 날’ 하루만이라도 순국선열들이 남긴 소중한 가치를 돌이켜보고, 그들의 나라사랑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과거 100년을 기억하고 현재를 성찰하여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순국선열들의 유지(遺志)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김영님 / 국립임실호국원 현충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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