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양육에 최선의 환경을 제공해야 저출산 해결된다
자녀양육에 최선의 환경을 제공해야 저출산 해결된다
  • 장윤정
  • 승인 2019.11.12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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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30대 아들을 둔 엄마로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미혼 남녀들이 늘고 있음을 실감한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겠다. 또, 현실과 어느 정도 타협하는 경우들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미혼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로 인한 소위 ‘경단녀’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결혼을 기피 하거나 휴직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언제까지 여자의 일생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타협하고 포기하는 삶이어야 할까?”

 국가의 인구 정책이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이던 시절 결혼과 출산을 경험한 나로서는 불과 한 세대가 지나기도 전인 90년대에 인구 감소로 인해 인구 제한 정책이 출산 장려 정책으로 바뀌는 혼란스러움도, 여성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성취감을 맛보고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결혼과 자녀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저출생의 심각성을 타개하기 위한 출산과 육아의 행복을 얘기해야 하는 상황도 아이러니하다.

 ‘출생률 증가의 관건이 행복한 탄생과 아동 존중의 문제다.’라고 말한다면 너무나 심한 비약인걸까?

 대한민국의 미혼남녀들이 결혼과 자녀의 출생이 행복한 인생의 당연한 결과라 여기며 살아갈 려면 출산과 육아 자체의 현실적인 어려움인 경제적 비용을 출산 도우미 지원,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 등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원과 더불어 예비 부모교육이나 양육상담 등 정서적 지원등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신생아의 뇌는 1천억개의 뉴런을 갖고 있다. 이 뉴런들은 감각적인 경험들을 통해 시냅스로 연결되면서 활동을 하게 된다. 특히 출생 첫해에 중점부에서 폭팔적으로 늘어 사용 가능한 양보다 수 조개나 더 만들어진다. 실제로 시카고 대학 소아신경학자들의 신생아 뇌 연구에서 시각을 관장하는 뇌 피질층의 시냅스가 출생직 후 뉴런 한 개당 2500개에서 6달 뒤 18.000개로2살 때 최고로 늘어나 10세, 11세가 될 때까지 유지하는 것을 밝혔고 중요한 사실은 시냅스가 많을수록 뇌는 유연성과 복원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10세 정도가 되면 생성되는 시냅스보다 퇴화되는 수가 늘면서 약한 연결의 시냅스은 파괴되고 살아남은 시냅스는 독특한 감정 패턴이나 생각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놀이나 접촉 경험이 없는 아동들이 시냅스가 일반아동들에 비해 25~30% 적다는 베일러 의대 연구나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놀잇감이 많은 경우가 전혀 없는 환경보다 시냅스 연결이 더 많았고 복잡한 행동까지 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뇌 발달은 출생 첫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3세까지 버림을 받거나 학대의 경험이 정상태를 회복하기 어렵고 출생 뒤 몇 년 동안 환경과 아동 사이에는 창이 있어 이 창을 통해 적절한 자극이 주어져야 뇌의 구조가 안정되고 창조되고 안정화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과학적 근거가 아니더라도 인간 발달에 있어 육아의 중요성은 그 누도 부인할 수 없으며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부모가 자녀 양육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국가가 만들어야 한다. 결혼과 동시에 부부가 함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최소한 부부가 출산 전후 휴가를 포함한 육아휴직을 15개월 이상 가지도록 하며 부모가 자녀를 직접 양육하는 경우 소득뿐만 아니라 경력도 80% 이상 인정하고 세금도 결혼한 부부와 자녀의 유무에 따라 혜택을 더 많이 주는 등 인구증가 정책에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준 다른 나라들의 사례들을 참고하여 우리의 실정에 맞게 시행하여야 하겠다.

 적어도 부모의 경제 능력이 영유아기의 행복과 존중에 차별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국가가 무상보육과 교육을 위해 실행하고 있는 정책들을 일관성 있게 정리하고 담당 부처를 통일하여 대한민국에서 태어나는 모든아이들이 기본적인 돌봄과 복지를 동등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모든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을 때 저 출생의 문제는 해결되어질 수 있을것이다.

 왠지 오늘 밤에는 눈을 감으면 여러 얼굴들이 떠오를 것 같다. 출산과 육아로 꿈을 포기하는 여성들, 경제적 장벽에 먼저 부딪히는 예비 부모들, 승진과 같은 치열한 직장문화에 쫓기는 워킹 부모들, 그리고 현실의 그 어떤 장벽 앞에 결혼과 출산의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까지... 오랜 시간 떠오를 것 같다.

  머지않은 시간 저 출생률을 걱정하며 이 글을 썼던 오늘을 떠올리며 손주들을 품에 안고 행복한 할머니의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해 본다.

 

  장윤정 전북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전라북도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 실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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