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아침으로는 수정처럼 맑고 청량한 바람이 피부에 와 닿아 지난 여름 더위에 지친 몸을 마사지하고, 넓디넓은 쪽빛하늘을 살짝가리운 빨간색, 노란색 단풍들은 봄에 피는 꽃보다 오히려 더 튄다.

은근히 길어진 밤에는 풀벌레들 특히 방울벌레, 귀뚜라미 소리가 더 크게 울리고 있다. 보이는 것, 느끼는 것, 들리는 것, 모두가 가을의 형상이다.

자! 가을의 나무 단풍나무를 찾아가자.

전주수목원에는 진입로 좌측 아래로 단풍나무 가족들만 모아놓은 단풍 숲, 위쪽으로는 참나무 육형제를 모아놓은 참나무 숲이 잘 어울어져 있다.

또 다른 곳은 물푸레나무 숲, 인동 숲, 버드나무 숲 등 식물과 단위로 식재하다 보니 씨앗을 채종해서 파종해 보면 수많은 교잡종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종의 다양성을 더한다.

단풍나무는 한자로 丹楓이라고 쓰고 축수, 홍엽축, 축풍, 조선축풍, 조선단풍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서 단풍나무의 붉은 잎은 녹색을 띠는 색소인 클로로필이 분해돼 붉은색 색소인 안토시안이 형성되면서 생긴다 하고, 노란 잎은 카로티노이드 색소에 의해 나타난다.

카로티노이드 색소는 봄에 클로로필과 함께 만들어져 잎 속에 들어 있지만, 그 양이 적어 녹색에 가려 있다가 가을에 클로로필이 분해되면 노란색을 나타내게 된다. 갈색 잎은 타닌성 물질에 의해서 나타나는데, 붉은 잎에도 타닌성 물질과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약간 들어 있어 다양한 색깔이 만들어 진다.

단풍나무는 원래 북반구원산으로 우리나라는 중부이남에 주로 분포하는데, 우리고장 내장산의 단풍은 환상적이라 할 만큼 아름답다. 단풍나무 목재는 고급가구의 원료가 되며, 장작은 불똥이 뛰지 않고 빛깔이 좋아 실내화로에 이용하기 좋다. 동양에서는 단풍나무 궁궐이 있을 정도로 궁궐에 많이 심었던 나무다.

단풍나무에도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어 소개한다.

옛날 어느 나라에 딸이 셋인 왕이 있었는데, 어느 날 세 명의 공주에게 “딸기를 바구니에 가득 따오면 왕위를 물려주마”라고 말하자 부지런한 막내딸은 순식간에 한 바구니를 가득 채웠다. 그러나 게으른 두 공주는 바구니를 채우지 못했고, 막내공주를 시기한 나머지 죽여서 단풍나무 아래에 묻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무덤에서 어린 단풍나무가 자라났는데 한 양치기 소년이 이 단풍나무 가지로 피리를 만들어 불자 “사랑하는 당신, 나는 옛날에 왕의 딸이었으나 지금은 단풍나무가 되었습니다”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두 공주에게 피리를 불게 했는데 “왕의 막내딸을 우리가 죽였습니다”라는 소리를 냈다.

왕은 즉시 두 공주를 추방했다고 한다.

요즈음도 이처럼 시기와 질투로 인한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판단능력이 고장 나서 그런지, 아니면 아둔해서 그런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으련만! <완>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소재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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