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기 정무부지사 “성장동력 분야 국가예산 확보 최선”
우범기 정무부지사 “성장동력 분야 국가예산 확보 최선”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9.10.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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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범기(56) 전북도 정무부지사가 지난달 19일 임용장을 받고 임기를 시작했다.

우 부지사는 통계청 기획조정관, 광주시 경제부시장, 기획재정부 장기전략국장, 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등을 거치며 기재부 정통 관료로 평가받고 있다.

예산·경제 전문가로 내공이 풍부한 우 부지사의 역량은 조만간 크게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말이면 국회는 본격 예산 정국에 들어간다. 도는 오는 20일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국가 예산 확보 전쟁에 본격 뛰어든다. 정확히 우 부지사가 취임한 지 한달 되는 날이다. 전북의 예산과 경제 분야를 책임지겠다는 우 부지사로부터 국가예산 확보 방안과 전북이 나아가야할 길을 들어본다.

-먼저 전북도 정무부지사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고향에서 첫 근무로 남다른 느낌이 있으실텐데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말할 수 없이 기쁜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방행정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2014년부터 만 2년간 광주 경제부시장으로 일하면서 그 꿈을 이루기는 했습니다만, 이렇게 고향에서 그 꿈을 이루게 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고향 전북을 위해 일하고 봉사할 기회를 주신 송하진 지사님과 따뜻하게 환영해주신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송하진호가 이끄는 전북도정 참모로써 해야할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신게 있으시다면요.

 ▲단언컨대 경제입니다. 우리 도의 정무부지사는 대외협력 업무 외에도 경제와 산업을 총괄하는 대단히 중요한 자리입니다. 게다가 전북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지된 데 이어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되면서 지역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입니다.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도정의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시기에 경제와 산업 파트를 이끌게 돼 어깨가 정말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서두르지는 않겠습니다.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인해 급부상한 탄소산업, 새로운 천년의 에너지인 재생에너지, 화석연료의 시대를 끝낼 수소산업 등 새로운 경제동력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충실히 다지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기재부와 민주당 예결위에서 쌓아 온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동력 분야의 국가예산 확보와 입법 활동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또, 새만금 사업에 대한 현 정부의 호의적인 분위기와 개발 의지를 최대한 활용해 새만금 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일에도 집중하겠습니다.

-광주광역시, 기재부, 민주당 예산결산수석전문위원 등 활동시 느꼈던 전북을 평가하신다면.

▲전북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습니다. 송 지사를 비롯해 많은 분이 전북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시지만 전북은 여전히 독자적인 지역으로서 위상을 갖추지 못하고 호남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정부나 정치권의 관심이 다른 지역에 비해 뒤처지고 자연스레 예산이나 개발계획에서도 후 순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30년 가까이 추진해 온 새만금을 제외하고는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 부분도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다행히 지사가 전북 몫 찾기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시면서 대통령을 비롯한 중앙정치의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북이 독자적으로 육성해 온 탄소산업이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소재독립의 대표 주자로 떠오르고, 국제공항 건립과 미래 상용차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사업,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아시아농생명스마트밸리 등 전북만의 차별화된 성장동력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전북을 새롭게 바꿀 변곡점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도민들이 더욱 합심하고 의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북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국가예산 확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취임 인사에서도 어떻게 해야 예산을 받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국비확보 노하우를 말씀해주시죠

▲정치적 협상 능력이나 정치권의 힘만으로는 예산 확보를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예산 확보의 팔 할은 공직자들의 능력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능력이냐 하면 바로 정부의 시각에서 사업을 기획하고 바라보는 능력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정 방향에 부합하고 법과 제도적으로 타당한 사업부터 예산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 공직자들이 국가예산사업을 추진할 때 항상 중앙정부의 정책 동향에 대해 예민하게 촉각을 세우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사업발굴 시기부터 중앙정부의 시각에서 사업을 기획하게 하고, 중앙정부의 인맥을 활용해서 정책 동향을 수시로 확인하고 예산안에 반영해나갈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습니다.

 

-전북에서 새만금에 대한 관심은 큽니다. 개인적으로 제시하고 싶은 새만금 개발의 방향을 설명하신다면

▲앞으로 50년 후에 새만금의 항공사진을 찍었을 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아름다운 항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또 시대 흐름에 걸맞게 친환경적인 도시, 백 년 후의 사람들도 공감하고 자랑하는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꿈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콘크리트 일색의 아파트나 빌딩 위주의 도시개발보다는 사람과 자연 친화적인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꿈은 조금 장기적인 목표이고, 현 단계에서는 주요 SOC 기반을 구축하고 용지를 매립하는 등 신속한 내부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4년 앞으로 다가온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개최 이전에 동서·남북도로, 전주~새만금 고속도로 건설을 마무리해야만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고, 내부개발의 속도를 높이려면 주요 간선 도로를 비롯해 국제공항과 신항만, 철도 등 트라이포트(Tri-Port) 물류체계가 최대한 빨리 완성돼야 합니다.

다음으로, 기업의 투자에 대한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국내외 기업을 유치하는 데에 노력하겠습니다. 새만금의 개발속도를 견인할 수 있는 앵커(Anchor) 기업과 경제 파급효과가 큰 국내외 입주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자율주행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드론산업, 관광호텔, 국제회의시설업 등 새만금 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주력업종에 대해서는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해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정부의 남북교류 의지가 강하고 수도권에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북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정해지지 않은 것 같은데 추후 계획이 있으신지요.

▲남북교류협력사업은 북한의 수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추진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반대로 언제든 협력의 물꼬가 바로 터질 수도 있다는 측면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차근차근 준비 중입니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농축산·산림·문화예술·체육 분야에서 전북에 특화된 21건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을 발굴했습니다. 이 중 현실성이 있고 지속가능성이 높은 남북간 태권도 교류 정례화, 낙농업기반 낙농단지 조성, 북한 산림복원 사업, 가축전염병 방역약품 및 방역수의기술 지원, 전통문화예술 교류, 스포츠 재능 기부 등 6개 사업을 우선 추진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습니다.

또 2008년부터 지금까지 조성해 온 남북교류협력기금도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4번째로 큰 규모인 103억 원을 조성해 충분히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

남북 관계와 제도적 여건이 개선되는 대로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전북의 교류협력사업들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중앙과 지방, 중앙당에서까지 근무 하셨는데 평소 전북도 공직자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부탁합니다.

▲수도권에 비해 경제와 사회 규모가 작은 지방일수록 지역발전에 있어서 공공 부문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공직자들이 지역발전을 선도한다는 신념과 자부심을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눈앞의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도정의 미래 청사진을 제대로 그려나갔으면 합니다. 지사님께서도 자존의식의 고취에 대해서 많이 말씀하시는데 누구보다도 우리 공직자들이 전북에 대한 자존의식을 갖고 우리와 후손들을 위해 도정을 혁신해 주었으면 합니다.

 

-전북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합니다.

▲전라북도를 위해 일하게 돼 정말 큰 영광입니다. 우리 전북을 둘러싼 여건이 녹록하지 않습니다. 인구도, 지역의 활력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땅이 앞으로도 사람이 모여 살아가는 터전이 되려면 지금이야말로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함께 노력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과거의 홀대와 서러운 기억에 매몰되지 말고, 희망을 먼저 얘기하는 분위기를 도정에서부터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전북의 미래가 우리 손에 달려있다는 마음으로 도민들이 함께 나서주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지역발전의 동반자이자 나침반인 언론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앞으로 전북도민일보의 건전한 비판과 제언을 기대합니다. 많은 성원과 관심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설정욱 기자

<프로필>

▲ 1963년 전북 부안 출생
▲ 전주 해성고 졸업
▲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행정고시 35회 합격

▲ 기획예산처 재정분석과 과장
▲ 기획재정부 예산실 재정기획과 과장
▲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 재정관리총괄과 과장
▲ 통계청 기획조정관
▲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
▲ 기획재정부 장기전략국 국장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예산결산수석전문위원
▲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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