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바위취
아빠와 바위취
  • 박성욱
  • 승인 2019.10.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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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와 바위취

  구이초등학교 본관 가운데 출입구 앞에는 소나무가 한 그루 있다. 옆으로 넓게 가지를 늘어뜨리고 3~4 미터 크기에 둥글게 잘 가꿔진 소나무다. 소나무 아래에는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 소나무에서 향균작용을 하는 피톤치드과 테르펜이 있다. 그리고 솔잎과 송진에 탄닌과 정유성분이 있다. 그래서 다른 식물들과 분해자(생물을 분해해 주는 미생물 등)들이 소나무 그늘 아래 가기 싫어 한다. 소나무는 햇빛을 가리면 죽는다. 소나무 숲에 참나무는 뿌리를 내리고 참 힘들게 들어 산다. 그러다가 여름 한 철 소나무 가지 틈 사이 삐져 나오는 작은 햇빛과 장맛비 먹고 순식간에 한 해 클 키를 한 번에 확 큰다. 참나무가 소나무 보다 커서 햇빛을 가리면 참나무 옆 소나무는 죽는다. 그래서 소나무는 살기 위해 생존을 걸고 다른 식물들이 살지 않도록 여러 가지 화학물질을 내뿜는다. 그래서 소나무 아래에는 솔잎이 쌓이고 푹신한 천연방석이 만들어진다. 학교 본관 앞 우뚝 서 있는 소나무 둘레에는 작은 바위들로 뺑 둘러져 있다. 생명은 참 끈질기다. 소나무 그늘을 피해 빙둘려져 있는 작은 바위틈 속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는 녀석이 있다. 바로 바위취다. 바위취는 5월에 가려진 얇은 꽃대에 작고 가느다란 흰 꽃을 피운다.

 

 ▲다시 보는 바위취 그리고 아버지

  1학기에 아이들과 학교 주변에 피는 꽃들을 관찰하고 여러 장 그렸다. 물론 2학기에도 꽃 그리기는 계속하고 있다. 꽃을 그리면서 ‘아 예쁘다!’ 하고 끝나면 순간 느낌으로 머물다가 사라진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서 그림으로 그리면 소중하게 된다. 꽃을 보면서 깊이 생각하고 자신과 연결하면 마음에도 꽃이 핀다. 우리 반 강토는 바위취 꽃을 보고 처음에는 별을 생각했다. 짙은 회색 바위 틈 사이로 피는 바위취 꽃,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생각했다. 그리고 공사장에서 무거운 물건 들고 다니시면서 힘든 일 하시는 아빠를 생각했다. 강토 마음 속에도 별이 뜨고 꽃이 피었다.

 
 

 

구이초 4학년 이강토 학생이 그린 바위취 그림.

 

 바위취
  구이초 4학년 이강토 

 바위취 꽃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 같다 

 짙은 회색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다. 

 무겁고 좁은 바위틈에서
 어떻게 나올까? 

 공사장에서 무거운 물건
 힘든 일하시는 우리 아빠 생각난다 

 바위취 꽃 생각하면
 마음이 빛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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