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화’ 그 이름을 기억하다
‘박동화’ 그 이름을 기억하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9.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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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독서대전 작고작가세미나 성료

 전주시가 주최하고, 완산도서관과 최명희문학관이 주관한 ‘전주독서대전 작고작가세미나’가 25일 오후 4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렸다.

 ‘전북 현대 연극의 개척자, 극작가 박동화’를 주제로 한 이날 세미나에는 서현석(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유영규(㈔동화기념사업회 대표), 이부열(전북연극배우협회 회장), 조민철(전북연극협회 회장), 박용자(완산도서관장), 박의원(배우·유족), 김도수(시인), 류경호(전주대 교수), 최기우(극작가), 박규현(창작극회 대표), 유가연(배우) 등 각계 전문가 50여 명이 참가해 의미 깊은 토론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자유롭게 박동화(1911~1978)에 대한 기억을 풀어내며 저 마다의 방식으로 그를 기억했다.

최기우 극작가는 일제강점기 가난한 청년예술인으로 저항의 글을 쓰며 수감 생활까지 했던 박동화의 면모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박동화는 독립운동가이며, 애국지사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월 정기적으로 조선총독부 검열에 시달리던 ‘호남평론’에 근무했던 박동화의 이력을 소개하면서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미비해 공식 선언할 수는 없지만, ‘애국지사’라는 수식어를 붙인다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고 말했다.

 60·70년대 전북의 연극판을 일구면서 생긴 박동화의 여러 일화도 소개돼 흥미를 끌었다.

 박동화의 첫째 딸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박의원씨는 지난 2002년에 발표했던 ‘연극쟁이 나의 아버지’를 낭독하면서 “미원탑 사거리길 건널목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고 추억했다.

 박동화의 작품을 가장 많이 연출했던 조민철 회장은 “중학교 때 누나를 따라 연극을 보러 갔는데 그 당시 봤던 작품이 바로 ‘산천초목’이었다”면서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을 위해 무대쪽으로 내려오던 박동화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박동화와 직접 살을 부대낀 몇 안되는 연극인 중 한 명인 유영규 대표는 “전북 연극에 뿌리를 내린 박동화 선생님 덕분에 후배들이 많은 일을 꾸릴 수 있었다”면서 “박동화연극상을 제정하고, 동화기념사업회에서는 매년 한 편씩 박동화의 작품을 발굴해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를 추억하는 단 한 사람이 있는 한 박동화의 연극은 끝나지 않을 터다.

한편, 전주독서대전은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전주한벽문화관, 완판본문화관, 향교 일원에서 열린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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