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왕릉급 고분에서 묘표석 2개 발견
국내 최초 왕릉급 고분에서 묘표석 2개 발견
  • 익산=김현주 기자
  • 승인 2019.09.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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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문화재청·익산시·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소왕릉에서 묘표석 2개를 발견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국내 최초로 왕릉급 고분에서 두 종류의 묘표석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익산=김현주 기자

 문화재청·익산시·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익산 쌍릉(사적 제87호)을 발굴조사 중 소왕릉에서 묘표석 2개를 발견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국내 최초로 왕릉급 고분에서 두 종류의 묘표석을 발견됐다는 점이다. 발견된 묘표석은 석비(石碑)형으로된 것과 석주(石柱)형으로 된 것이 나왔는데, 석비형 묘표석은 일반적인 비석과 유사한 형태로 석실 입구에서 약 1미터 떨어진 지점에 약간 비스듬하게 세워진 채로 확인됐다.

 크기는 길이 125㎝, 너비 77㎝, 두께 13㎝이며, 석실을 향하고 있는 전면에는 매우 정교하게 가공되었고, 그 뒷면은 약간 볼록한 형태다.

 석주형 묘표석은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봉토 내에서 뉘어진 상태로 발견됐지만 원래 위치인지는 불분명하다. 길이 110㎝, 너비 56㎝의 기둥모양으로 상부는 둥글게 가공돼 있었으며 몸체는 둥근 사각형 형태다.

 이들 두 묘표석은 문자가 새겨지지 않은 무자비(無字碑) 형태로 발견됐다. 석주형 묘표석과 비슷한 예는 중국 만주 집안(集安) 지역 태왕릉 부근에 있는 고구려 봉토석실분인 우산하(禹山下) 1080호의 봉토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발견된 묘표석들이 나온 소왕릉의 봉분은 지름 12m, 높이 2.7m 정도로, 암갈색 점질토와 적갈색 사질점토를 번갈아 쌓아올린 판축기법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대왕릉 판축기법과 유사하다.

 특히, 묘표석은 각각 석실입구와 봉토 중에 위치하고 문자가 없는 점에서 무덤을 수호하는 진묘(鎭墓)와 관련된 시설물로 추정할 수 있으며, 백제왕실의 장묘제 연구에 새로운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남은 조사와 인근 대왕릉과의 비교검토를 통해 주인공의 실체가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는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익산시와 함께 쌍릉을 비롯한 익산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단계적인 조사를 통해 백제 왕도의 실체를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고, 나아가 백제왕도 핵심유적의 보존관리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20일 오후 익산시 석왕동에 위치한 소왕릉 발굴현장을 언론에 공개할 방침이다.

 익산=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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