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여성 살해 후 암매장한 일당, 살인 동기 ‘침묵’
지적장애 여성 살해 후 암매장한 일당, 살인 동기 ‘침묵’
  • 조경장·김기주 기자
  • 승인 2019.09.1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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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장애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일당 중 한 명이 18일 오천 군산경찰서에서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제공
지적 장애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일당 중 한 명이 18일 오천 군산경찰서에서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제공

 동거 중이던 지적 장애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매장한 일당 5명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경찰이 이들의 살해 동기를 알아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피의자들은 장애 여성을 숨지게 한 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인 동기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경찰은 살인 배경에 또 다른 범죄 행위가 연루돼 있는지를 밝혀내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18일 군산경찰서는 “살인과 시신유기 등의 혐의로 A(28)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의 범행을 도운 피의자 1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월 18일 오후 익산시 한 원룸에서 B(20)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익산에서 134km 떨어진 경남 거창의 한 야산에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군산지역에서 알고 지낸 동네 선후배 사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B씨를 알게 돼 지난 6말부터 대구에 있던 B씨를 원룸으로 데려와 동거 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적장애를 앓는 B씨가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틈만 나면 구타하고 욕설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동거 생활 중 상습적으로 이뤄진 폭행으로 B씨가 숨진 것을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5일 한 통의 납치 신고 전화로 세상에 알려졌다.

 B씨가 숨진 이후 A씨 등과 함께 살며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던 C(31·여)씨가 원룸을 빠져나와 군산에 있는 친구 집에서 생활하던 중 A씨 등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알게 된 C씨 친구는 곧바로 C씨 부모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C씨 부모는 “딸이 납치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C씨 납치 사건을 수사하던중 용의자로 A씨 등을 붙잡았고 조사 과정에서 장애 여성(B씨)이 숨진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경찰은 일각에서 피의자들의 범행 동기가 다른 범죄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경찰은 국과수에 숨진 B씨의 부검을 의뢰하는 동시에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 디지털 포렌식 감정도 시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A씨 등이 장애 여성 B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폭행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면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조경장·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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