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송하진 전북도지사 “탄소, 소재 독립의 상징 기대”
[추석] 송하진 전북도지사 “탄소, 소재 독립의 상징 기대”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9.09.10 2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는 미래 첨단산업의 성장 전략으로 탄소와 수소를 내세우고 있으며 갖가지 수요 창출과 R&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라북도도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탄소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의미를 두고 전북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사업 생태계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전북 도정을 이끄는 송하진 도지사는 기회만 되면 탄소산업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며 남다른 감회를 숨기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도내 탄소산업이 시작부터 현재까지 정상궤도에 오르는데 이바지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송하진 지사를 만나 그동안 탄소산업 육성에 있어 전북도의 역할뿐 아니라 앞으로 탄소산업이 전북 도내에서 차지하게 될 미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어봤다. <편집자>주
 

 -최근 효성의 탄소섬유 증설투자 결정이 나왔는데 효성의 투자가 전북 탄소산업의 미래와 지역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말씀해주세요.

 ▲지금 효성의 전주공장 내에는 모두 12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효성의 약속대로 2028년까지 총 1조원의 투자가 이루어지면 직접 고용인원은 2,300명을 포함해 1만 명의 고용 유발 효과와 2조 1,5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 6,8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2024년이면 20만 평 규모의 전주 탄소소재 산단이 준공돼 기업 집적화가 가능해지고 산단이 완공되면 국산 탄소섬유를 사용하는 중간재 부품 생산기업과 이를 활용한 최종 제품 생산기업들이 공생하는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고 상당 부분 소득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미래 성장 전략인 수소경제와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높고, 중앙정부가 국내 수요 창출과 R&D 투자에 대한 지원도 약속한 만큼 전북도에서도 생태계 조성을 비롯한 정책적인 지원에 적극 나서서 탄소산업의 성장세가 도민들이 체감하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 

 -효성의 탄소섬유 증설투자 결정을 이끌어 내는데 지사님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있었나요?

 ▲전주에 둥지를 마련한 효성과는 2006년 탄소섬유 연구개발 투자시부터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의 경제 규제 조치로 탄소산업이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효성에 대한 탄소섬유 생산 확대는 전북도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사항이다.

 전북도지사 당선 이후에 탄소산업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굳게 믿고 원천소재 기술 개발에서부터 기업 유치, 도 전담 행정 조직 설치, 전국 최초 탄소 조례 제정, 탄소소재법 제정, 중앙부처 내 전담부서 설치, 탄소밸리 구축사업, 탄소산업 클러스터 등 산업 생태계를 흔들림 없이 조성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작년 10월에 효성 이상운 부회장을 직접 만나서 공장 증설 이행을 요청하기도 했다. 올 3월에는 효성 담당자들과 실무 논의를 진행했고 6월에는 효성 이상운 부회장을 다시 만나 투자를 실행할 적절한 시기라고 지속적으로 설득에 나섰다.

 특히 정부의 수소경제와 제조업 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탄소섬유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변 여건도 많이 호전돼서 효성이 과감한 투자 판단을 통해 이번 투자 협약이 성사됐다고 본다.

 앞으로 중앙정부, 기업 등과 함께 한국 탄소산업의 메카 전라북도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자립화, 국산화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행히 전북도가 2006년부터 탄소소재의 미래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기반을 만들어 투자해왔기 때문에 탄소소재가 ‘가마우지 경제의 탈피’, ‘소재 독립’의 상징으로 급부상하길 기대한다.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로 접어들고 있다. 전북에서는 탄소산업이 대안이자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도내 탄소산업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어게 보십니까?

 ▲우리나라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지나 세계적으로 무역 흑자국가가 됐지만 일본과의 무역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며 고전하는 형국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됐으면서 필수소재와 부품들은 일본에서 수입 가공하는 발전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탄소산업 역시 탄소소재를 활용한 산업 범위는 대단히 넓고 기업들도 탄소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다수 제조하고 있지만 원천소재인 탄소섬유는 일본 수입에 의존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세계 탄소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는 도레이사(社)도 1960년대부터 탄소섬유에 대한 연구개발에 들어갔지만 수십 년 간 매출이나 수익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은 포기하지 않고 탄소섬유라는 한 분야를 파고들어 현재까지 후발주자들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전주시장 재임 시절 2006년부터 부품소재산업, 특히 ‘탄소소재’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주와 전북의 미래성장동력으로 탄소산업을 선정했다.

 당시 제조업 기반이 부족했던 전주시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해 탄소산업의 국산화를 시도했고 2006년 7월 정부로부터 ‘고기능복합섬유 원천소재 기반구축사업’에 선정돼 현재 한국탄소융합기술원에서 탄소섬유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한국탄소융합기술원과 효성이 함께 국내 최초로 초고강도 탄소섬유(T-700급)를 개발 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자체 단위에서 산업을 키워낸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어떤 난관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그간의 노력이 오늘의 극일(克日) 기회가 마련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전북 탄소산업의 현황, 효성 투자에 대한 시장 전망과 과제는 무엇인가요?

 ▲우리 탄소산업의 수준이 지난 10년 간 꾸준히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 개척(2007~2010)과 도전(2011~2013)의 단계를 넘어 확장(2014~2018)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일본이 30년 걸려 성공한 T-700급 탄소섬유 개발을 우리는 3년여 만에 이뤄냈고 항공·우주·방위산업에 쓰이는 소재를 제외하고 우리 탄소섬유 역시 세계 성능에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스포츠나 레저 부분에서는 이미 일반적으로 많이 적용되고 있고, 수소차 저장용기도 성능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개발과 인증이 완료되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수소차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정부가 탄소산업 육성책으로 제시한 R&D 투자와 인력양성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10년 안에 우리 기술 수준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것이다.

 효성의 1조원 투자가 완료되면 세계 점유율도 11위(시장 점유율 2%)에서 3위(10%)로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 탄소산업이 세계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전북도, 효성을 비롯한 기업들이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지 않고 십년대계, 백년대계의 자세로 흔들림 없이 산업 육성에 협력해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중앙 정부의 지원은 얼마 만큼 규모로 이뤄지나요?

 ▲문재인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저의 적극적인 소개로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을 방문한 적이 있고, 당시 탄소산업의 중요성과 성장가능성에 공감해 탄소산업을 대선공약과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특정 국가 의존형 산업 구조 개선을 천명하고 소재·부품·장비산업에 강력한 육성 계획을 추진하고, 현 정부가 미래 성장 전략으로 꼽고 있는 수소경제와 관련하여 탄소섬유가 수소차 연료탱크 저장장치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로 현재보다 12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정책과 예산 모두 전폭적인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효성의 탄소섬유 증설투자 협약식에서 대통령이 언급한 지원책은 크게 3가지다.

 첫째, 탄소섬유 등 100대 핵심전략 품목에 대하여 향후 7년간 7~8조원 이상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고 자립화가 시급한 핵심 R&D에 대한 예타 면제를 추진하는 것이다.

 둘째는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협력모델 구축으로 탄소산업 생태계 개선이고 셋째가 10년 동안 학부·석박사·재직자 교육을 통한 9천명 규모의 탄소산업 연구인력과 산업인력 등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발언 중 하나 더 주목할 부분은 전북을 탄소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탄소산업 육성에 있어 전라북도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북도가 탄소산업 메카 실현을 위해 제시한 국가탄소산업 종합 컨트롤 타워 유치, 연구개발특구와 탄소특화 국가산단 중심의 탄소기업 집적화,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의 위상 강화 등도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 

김영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