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맛과 향기, 테이스팅의 즐거움
차의 맛과 향기, 테이스팅의 즐거움
  • 이창숙
  • 승인 2019.09.08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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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59>
개완(盖碗), 찻물이 다 우러나면 잔에 따라 마신다.
개완(盖碗), 찻물이 다 우러나면 잔에 따라 마신다.

 맛과 향기를 지닌 차, 사람들이 차를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차가 지닌 독특한 맛과 향기 때문이다. 물론 차의 속성이 밝혀지기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깨어 있기 위해’ 차를 마셔 왔다. 이러한 각성 효과도 대표성을 지니며 지금도 애용되지만,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차를 마시면 잠들어 있던 뇌가 활성화되고 몸에 기운이 솟지만 차를 마셔도 신체적으로 아무런 반응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그렇다면 각성보다는 힐링으로서 더 친숙한듯하다.

  다양한 향기와 맛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지되는지, 차를 마시는 경험을 좀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다면 향기와 맛에 대한 티 테이스팅(Tea Tasting)을 해보자.

  매혹적인 맛과 향기를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의 감각 작용을 살필 필요가 있다. 차나 커피는 향기를 구분하는 영어단어가 여러 가지로 분화(分化)될 정도로 향기에 대해 과학적이다. 아로마(Aroma, 향)는 뜨거운 물에 타 놓은 차에서 나는 휘발성 향기로 찻물에서 발생하는 향이 후각을 통해 느껴지는 향이다. 노오스(Nose, 향기)는 차를 마실 때 입안에서 발생되는 향을 감지하면서 비강을 통해 인식된 감각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향기이다. 그 밖에 커피의 원두를 볶거나 차를 덖을 때 느껴지는 강한 향기도 있다. 차를 마실 때의 감각은 이 두가지 기능을 의식하고 마신다면 미묘한 차향을 즐길 수 있다.

  먼저, 차를 우렸을 때 찻잔에 담긴 차의 향을 코를 통해 느끼고, 천천히 한 모금 마신 후에 입안에서 발생하는 차의 향기를 비강을 통해 느끼면서 차의 향에 심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습을 계속한다면 좀 더 좋은 차를 감별하는 능력까지 생길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후각 시스템은 코로 감지하는 후각과 입안에서 비강으로 감지하는 감각이 있다. 맛과 관련된 정보도 후각적인 인식에 의해 발생 된다고 하니 후각 시스템은 미각 시스템보다 훨씬 더 복합적이다.

  맛(Taste)에는 코에 의한 수용체와 혀에 의한 수용체가 있는데 사람들은 단지 5종류의 맛을 감지할 수 있다. 맛은 혀로 느끼는 감각으로서 단맛,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 등 5가지 기본 맛으로 구분된다. 이렇게 분석적으로 구분하기는 하지만 “후각을 동원하지 않는다면 정밀한 미각을 느낄 수 없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후각과 미각은 실제로 하나의 감각이라고 보는 것이 실제 맛의 느낌에 가깝다고 본다. 향기도 몇 가지를 제외하고 모두 맛의 범주로 넣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쓴맛으로 대표되는 카페인은 맛보다는 효능으로서 작용이 크며, 쓴맛은 사람들이 본래 좋아하기보다는 이마를 찌푸리며 느끼고 싶지 않은 맛이다. 커피는 강한 쓴맛으로 대표되는 반면 차는 반드시 쓴맛으로 대표성을 지니지는 않는다. 이는 차에는 다양한 맛이 복합적으로 연속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차는 미묘한 맛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

  차에는 향미(Flavors)가 있다는 말을 자주 들을 것이다. 향미는 후각과 미각의 복합적 감각이다. 향은 코에서 제일 먼저 인식되고 향미는 주로 미각 수용체가 분포한 혀에서 인식된다. 미각 수용체는 1만여 개가 있으며 모든 향미에 반응한다고 한다. 하나의 맛은 또 하나의 맛에 영향을 주기도 하면서 미묘한 맛들이 연속성을 가진다. 또한, 감각수용체들로 인해 촉감·온도 ·신선함 등을 감지한다. 차를 우리는 물의 온도는 향미를 인식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차의 성분을 용출시키는 경우뿐만 아니라 맛을 내는 데는 물의 온도가 가장 민감하다. 온도에 따라 쓴맛, 단맛, 신맛 등의 감각을 조절하기도 한다.

  티테이스팅에는 코와 혀뿐만이 아니다. 물 끓는 소리를 듣고 차를 우릴 물의 온도를 감지하는 청각, 차의 색을 보고 농도와 차를 품평할 수 있는 눈은 우리에게 풍부한 차 생활을 안겨줄 것이다. 티테이스팅은 자신에게 맞는 좋은 차를 감별하는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 글 = 이창숙 원광대학교 초빙교수

 

 ※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은 격주 월요일자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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