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비핵평화협상 가교역할
문 대통령의 비핵평화협상 가교역할
  • 김종하
  • 승인 2019.07.08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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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판문점에서의 트럼프는 김정은 과의 벼락같은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물론 세계의 이목을 집중한 가운데 그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평화의 사도(司徒)임을 부각시켰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밀담(密談)이 있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미,북 간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향후 2.3주내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지속되어온 교착 상태를 타개할 불씨를 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만 이번 회담이 비핵화의 환상만 키우는 깜짝쇼로 그치지 않고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질지는 북한이 실무회담에 가져올 태도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주역을 맡은 이벤트(event)에 조역(助役)으로 참여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왠지 어색하고 불편한 모습으로 보였다. ‘한반도의 운전자’임을 자처한 문 대통령이 불과 1년 만에 ‘창밖의 남자’이듯 전락하고 미북 정상이 밀담을 나누는 동안 옆방에서 대기하는 신세가 된 것은 민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비핵화 목표달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면 이 같은 수모의 더한 보상도 얼마든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가교역할(架橋役割)을 하겠다는 의욕만 앞섰지 아직까지 비핵평화협상(非核平和協商)에 기여할 가교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데 있다고 보아진다.

  여기서 비핵화평화협상의 가교역할자로서 갖춰야 할 필수적 자질이라 한다면 미,북 간 소통의 장애를 해소하고 접점을 마련할 외교적 역량인데 핵 문제의 본질과 협상력의 작용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북 간의 소통마저 어려워지고 남북 간의 소통조차 어렵게 되리라 여겨진다. 특히 북한이 포기하겠다는 영변핵시설의 비중에 대한 문 대토령의 과대평가는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보상에 대한 북한의 기대 수준만 높여 결과적으로 미북협상을 촉진하기 보다는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진다.

  북한이 보유한 핵 자산은 이미 생산한 핵무기와 핵물질, 핵탄두 운반용 미사일로 구성되어 있다. 영변의 잔존가치는 핵무기 및 핵물질 보유량과 그 밖에서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의 규모에 반비례한다. 북한이 이미 2.30개의 핵무기를 확보 했다면 핵물질 생산시설을 모두 폐기하더라도 최소 억지력을 유지할 것이며, 또한 영변핵시설을 폐기 할 경우 영변 밖에서 가동하는 핵시설을 통해 핵무기를 계속 늘려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영변 핵시설이 폐기되면 실질적 비핵화의 입구가 될 것”이라고 했고, “그런 조치가 실행되면 국제사회는 제재를 완화를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문 대통령의 주장에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조차 “하나의 단계다. 중요한 단계 아닐 수도 있다”는 말로 공개적 면박을 했는가 하면, 영변시설은 한,미 간 견해차도 좁힐 수 없을 만큼 소통이 막혀있다면 한국의 역할을 미국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라고 평가했다.

  필자는 비핵위한 제재 해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조건을 솔직히 설명하고, 특히 비핵평화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의 군사적 옵션을 정당화시켜 줄 위험성도 주지시켜줘야 함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김종하<국민행동본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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