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고비를 넘기며 되새기게된 삶의 의미 ‘아버지의 뒷모습’
인생의 고비를 넘기며 되새기게된 삶의 의미 ‘아버지의 뒷모습’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7.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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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어쩌면 생과 사의 경계선 이동이다.”

 크게 아프고 난 뒤에야 말로 삶의 표정이 달리 보이는 순간을 맞았을 것이다. 수필가가 꾹꾹 눌러 쓴 한 문장, 한 문장이 밀물처럼 밀려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슴 속에 뜨거운 무엇인가가 차올랐다.

 이준구 수필가가 쓴 ‘아버지의 뒷모습(수필과비평사·1만3,000원)’에는 동시대를 부대끼며 살아왔던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심근경색과 심야에 출혈을 겪은 뒤 수필집의 출간을 앞당긴 이씨는 “지나온 삶이 허망하지 않도록 남은 삶을 사랑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그렇게 총 67편의 수필을 써서 유년시절에서부터 현재의 삶에 이르기까지 수필가가 기억하는 매 순간의 소중한 기억들을 새기고 있는 것이다.

 수필가는 어린 시절 대보름날 연싸움에서 항상 패자였던 기억과 진달래꽃술을 마시고 자신도 모르게 취했던 기억을 소환하기도 하고, 선물로 받은 ‘걸리버 여행기’를 읽고 나서 여행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히며 버킷리스트와 꿈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도 했다.

 표제작인 ‘아버지의 뒷모습’에서는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영광 법성에 갔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담고 있다. 부스럼에 림프샘이 부어오른 아들을 데리고 의원을 찾아갔던 법성장날, 처음 타본 버스인지라 속이 울렁거려 실수를 했던 아들의 오물을 두 손으로 쓸어 담아 퍼냈던 아버지의 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더불어 수필가의 초대가 없었다면, 1970년대 초반 영광 법성포 풍경을 들여다볼 수도 없을 일이었다. 수필가의 시선을 통해 기분 좋은 아침을 맞기도 하고, 지역의 속살을 훔쳐보기도 한다.

 안도현 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이 책에 실린 몇 편의 에세이를 읽고 글을 쓴 분이 상당히 고수라는 걸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오랫동안 세상에 대해 찬찬히 사유하면서 문장을 매만진 솜씨가 녹록지 않다”면서 “저자가 호출하는 소소한 풍습과 가족사는 글을 읽는 우리의 역사가 된다”며 추천했다.

 이준구 수필가는 고창 출생으로 전북대 법학, 사회복지학 석사를 졸업하고 법학박사를 수료했다. 공무원, 금융기관 지점장, 상임이사, 전주상공회의소 20대 의원, 전주기전대학사무처장을 역임하고 현재 법무법인에 재직 중이다. 1987년 전라예술제 ‘새벽길’ 장원과 2017년 ‘대한문학’ 봄호 신인상 등단, ‘신아문예’ 편집국장 등의 활동 경력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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