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지금 적폐를 쌓고 있는가
전북대, 지금 적폐를 쌓고 있는가
  • 김창곤
  • 승인 2019.06.11 18:1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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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들은 휴대폰을 자주 교체하나 보죠.” 몇 기자와 대학 총장이 최근 처음 만나 선문답을 나눴다. 지난봄 검찰이 전북대 교수들을 불러 작년 10월 총장선거 때 행적을 조사했었다. 여러 교수가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진술했다. 몇 교수 휴대전화는 기록이 지워져 있었다. 그 선거 승자가 신임 김동원 총장이었다.

 전북대 본부 앞엔 교수 성추행 사건 조사와 징계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논문에 자녀 이름을 올렸다는 교수는 수업을 거부당했다. 무용대회 채점표 조작 의심을 받던 교수도 경찰 압수수색을 당했다. 사실이라면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이는 개인 자질에 관한 일이다. 지금 전북대는 보다 심각한 난관에 봉착했다.

 총장선거 때 법을 어긴 혐의로 전·현직 교수 2명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고발-피고발인 사이 공방이 이어진다. 신임 총장은 주요 보직을 다른 후보들과 나눴다. 투표장에서 손잡고 결속을 과시했던 관계다. ‘전리품’은 여러 몫으로 배분됐다. 취임 5개월, 고삐를 죄어야 할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연립내각이라 래그(lag·지체)에 걸린 모양’이라는 비꼼도 있다.

 총장 리더십을 놓고 가십을 나누기엔 대학 환경이 엄중하다. 대졸자 절반이 취업을 못한다. 취업자 절반이 비정규직이다. 11일 신문 1면엔 ‘청년실업에 집단 무력감, 20대 우울증 5년새 2배’란 기사가 실렸다. 2016년 말 백악관은 시급(時給) 20달러 미만 일자리의 83%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했다. 2000년 이후 미국 제조업 일자리 400만개가 줄었는데 이는 대부분 자동화 등 기술 진보 때문이었다. 인공지능·로봇으로 일을 줄이는 게 4차 산업혁명 핵심 과제다.

 대학 신입생 충원도 위기다. 새삼스럽지 않다. 올해 전북의 고교 3학년이 2만700명인데 도내 21개 대학 입학 정원은 2만1,900명이다. 고교생 대학 진학률마저 70% 아래로 내려앉았다. 신입생 학습능력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김 총장은 선거 때 전임 총장의 일들을 적폐로 몰며 청산을 외쳤다. 교수채용, 예산운용, 홍보, 학사운영 등에 ‘부적절’ ‘독단’ ‘비민주’ 딱지를 붙였다.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끌어온 ‘한스타일 캠퍼스’ 조성도 그에겐 ‘기회비용 손실’이었다. 그는 한때 유행한 피케티의 ‘불평등 이론’까지 들며 ‘분권형 단임제’를 핵심 공약으로 걸었다.

 민주주의는 포퓰리즘과 통하고 평등주의는 시기심과 ‘제로섬 세계관’에서 비롯된다. 삼성전자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은 이재용이나 빌게이츠에게도 부를 안기지만 부와 편익 대부분은 국민과 인류에게 돌아간다. 김 총장의 견해는 전북 교육의 다른 날개인 김승환 교육감을 떠올리게 한다. 김 교육감은 ‘특권교육 폐지’를 주장하며 타시도 자사고보다 10점 높은 커트라인 80점으로 상산고를 평가해 20일 발표한다. 닫힌 이념이 전북 교육을 골병들게 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민주나 분권은 교육과 연구의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사람들의 영혼은 고결하지 않다. 선량함과 결함을 함께 지녔다. 무오류는 없다. 실수하고 좌절하며 다시 일어서야 한다. CEO는 늘 마음을 열고 고쳐가야 한다. 총장 임기의 8분의 1이 흘러가고 있다.

 고대 로마시대 영화에서 개선장군 전차엔 늘 노년의 노예가 함께 탄다. 그는 장군의 귓전에 계속 외쳐댄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엉뚱하지만, 죽음을 기억하면 사는 게 충실해진다.

 연봉을 1,000만원씩 올려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던 김 총장 공약을 믿는 교직원은 없다. 스스로 티끌을 돌이켜보시고 버릴 건 과감히 털어내시라. 전시적 요소가 있었다쳐도 전북대가 최상위대학 평가를 받아온 것은 CEO들이 ‘죽고살기’로 일했기 때문이다. 땀 흘리는 총장, 결속된 구성원들을 어서 보고 싶다.

 김창곤<前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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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9-06-11 23:37:33
전북교육감의 닫힌 이념이 전북 교육을 골병들게 했다는 기사글에 전적 공감합니다
도란 2019-06-11 23:44:15
누가 도대체 전북으로 교육 받으러 가겠나 눈귀 닫고 나몰라라 전북 교육은 후퇴중
전주발전 2019-06-13 04:00:56
전대총장과 교육감 이 두 샛기들 당장 끌어내려라 재수없는 전남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