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동 예술마을, 생활속 일상이 예술
서학동 예술마을, 생활속 일상이 예술
  • 박승환
  • 승인 2019.05.27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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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미래유산지역으로 지정된 전주 서학동이 술렁이고 있다. 한옥마을 근교 귀퉁이 마을로서 시간 남는 사람들만 찾아보던 서학동 예술마을이 요즘들어 유명세를 치르는 중이다. 바로 얼마 전 방영된 리얼방송 프로그램의 힘이다. 보태서 매년 개최되는 ‘전주국제사진제’로 전국의 많은 작가들 및 동호인들이 전시 관람과 방송으로 유명세를 탄 마을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예술마을이라고 불리는 서학동은 동서학, 서서학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수십여 곳의 공방 및 공방예술가들은 주로 서서학동에 자리 잡고 있다. 통칭해서 서학동이다.

 이곳의 특징은 누가 먼저랄 것이 없이 예술인들이 자생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전주시에서 직접 관여하는 팔복동이나, 시청 근처의 선미 촌하고는 태생부터가 다르다. 또한 상품판매가 목적인 타지의 공방 상가들과도 거리가 있다.

 서학동은 주로 작가들의 작업공간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상품의 판매만을 위한 관광지로서의 역할과는 차별화된다. 이곳에는 직접 상주하고 있는 작가들의 아트상품만을 구매할 수 있으며, 타지 및 타인의 상품 등은 대부분 취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예술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은 관광객이 아닌 관람객으로 봐야 한다. 관람객과 작가들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들의 생각과 아트상품에 대해 의견도 나눈다. 이야기하다 마음이 동하면 구매하고, 아니면 시원한 물 한잔 얻어 마시고 나오면 그만이다. 작품을 존중해주고 가치를 인정해주는데 공방작가들은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없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관광객을 마다하고 스스로 관람객이 되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갤러리 길’ 문화로서 소통하고 있다. 특이한 이 문화는 지난해부터 자생적으로 이곳에 발생했다. 바로 ‘갤러리 길’ 문화다. 이곳의 공방거리 문화에서 발전해서 전시문화를 추구하자는 의미로 예술마을 소호거리의 상당수 예술인이 참여하고 있다.

 요즘 ‘예술의 일상화, 일상의 예술화’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을 지향하는 지역공동체 등에서 경쟁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그래서 ‘예술적 표현의 터’를 위해 예술마을 메인도로인 ‘갤러리 길’ 곳곳에 복합문화공간을 표명하는 전문적 전시 공간 여러 곳도 생겼다. 이 짧고 좁은 100여 미터의 골목길 같은 곳에 전시장이 무려 5곳이나 자리 잡았고,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까지 합하면 십 수여 곳에 이른다. 보편적인 예술마을에 전시공간으로 독특한 ‘갤러리 길’ 문화가 바로 이 마을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더해서, 매년 전주에서 개최되는 ‘전주국제사진제’가 올해부터는 마을 예술인들 및 지역대학인 전주대와 협력해서 새로운 전시문화를 탄생시켰다. 기존방식인 대형 전시장을 탈피해 서학동 골목마다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진축제는 국내외의 많은 사진인들 및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마을 자체가 전시장이며 편하게 관람하고 마을 이곳저곳 흩어져 전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가족동반 관람객이나 작가들의 가족들이 상당수 눈에 띈다. 일반적 전시 관람만을 위해 방문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저마다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족과 함께 ‘소확행’을 즐기기 위해 전주를 방문한 것이다. 방문객은 바로 눈앞에서 새로운 전시방법 및 시간차로 작품을 세팅하고 있는 많은 작가들과도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야외 스트리트 갤러리도 눈길을 끈다.

 세계적 명성에 빛나는 최고의 사진가들의 작품 수십 점이 길거리에 걸려있다. 방문한 해외 기획자들과 100여명의 국내외 사진가들은 저마다 SNS에 올릴 것이고 최소 수만 명에서 수백, 수천만 명의 팔로워가 전주를 궁금해 하고 전주를 확인할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전시장에서 수시로 파티로 열면서, 실시간으로는 국내외 팔로워들과 전주를 플랫폼으로 이용하고 소통할 것이다.

 서학동 예술마을의 미래적 비전은 바로 이러한 공존에 의한 자생력에서 결정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전시문화의 권력이자 중요한 가치다.

 박승환<전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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