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난주·김용배 서예가의 오랜만의 외출 ‘묵향에 빠져보는 주말’
최난주·김용배 서예가의 오랜만의 외출 ‘묵향에 빠져보는 주말’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5.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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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의 끝자락에 묵향이 피어오른다. 서예 진흥법 시행이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전통 문화유산으로서 서예가 갖는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이때,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울림을 전하는 서예가 최난주, 김용배씨가 각각 전시회를 연다. 오랜만의 만남이라서 더욱 반가움이 크다.
 

 ▲노산 최난주 서화전…그리운 스승과의 추억담

 노산 최난주 서예가가 24일부터 30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 1층 전시실에서 세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초대는 24일 오후 3시다.

 지난 2009년 41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며 2회 개인전을 가진 이후, 같은 장소에서 실로 오랜만에 여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 서예가는 지난 시간, 매일 새벽에 일어나 문방오우와 벗하고, 밥 먹듯이 독서하면서 마음에 새겨두었던 명문들을 아름다운 한글로 표현하고 있다.

 ‘큰일은 석삼년’은 최초의 스승인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쓴 작품이다. 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한참 전에, 천자문을 시작으로 한문과 서예를 가르쳐 준 아버지는 “큰 일은 석 삼년(10년), 작은 일은 홑 삼년(3년)을 지극 정성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남겨주었다.

‘그렇게 보고 들은 칠천날’은 스승 강암 선생님을 추억하며 써내려간 작품이다. 1977년 전주로 직장을 옮기면서 서예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여는 전기를 맞았던 노산은 강암의 부름을 받고 감암연묵회 회원으로 입회를 하면서 스승의 길을 따랐다.

 “처음에는 책이나 선생의 글씨에서 획 하나 점 하나까지, 조금만 벗어나면 죽는 줄 알고 모방하여 쓰되, 나중에는 벗어나지 않으면 죽는 줄 알고 변해야 한다”는 스승의 뼈있는 말씀은 아직도 서예가의 가슴을 벌떡벌떡 뛰게 만든다.

 고창 출생으로 그는 전국에서 최연소권의 나이로 국전 초대작가에 오른 이력이 있다. 한국현대미술대상전 등 3회 입상, 제6회 원곡서예상 등을 수상했으며, 중화민국건국 70주년 기념 한중서화교류 초대출품 과 참석 등의 경력이 있다. 노산이라는 아호로 현재 왕성한 서예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1987년 ‘시와 의식’ 신인상 수상을 통해 등단해 수필가로도 활동 중이다.
 

 ▲송계 김용배 고희 기념전…제자의 사랑 가득히

 송계 김용배 서예가의 고희 기념전이 24일부터 30일까지 전라북도 예술회관 1층에서 열린다. 초대는 24일 오후 5시다.

서예가는 백세시대에 걸맞게 인생에 한번쯤 중간결산을 해보겠다는 의미를 담아 ‘화양연화(花樣年華)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펼친다. 한 자루의 붓으로 새긴 글자의 기품만큼 ‘꽃은 해가 지날수록 더욱 빛나리’니, 그야말로 꽃이 가장 아름다운 봄의 끝을 잡고있는 매력적인 전시회다.

“세상에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 많이 있으나, 그들이 쓴 글에 대해 모두 서예작품이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축하한 조창규 원광대 교수의 말마따나, 송계는 글자 하나하나가 주는 자유분방함과 여유, 글을 짜임에서 보여지는 소명, 그 안에 품고 있는 시대정신까지 폭넓은 미의식을 견지한 서예가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전시에 앞서 누구보다 앞장서 스승의 전시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남긴 김재홍, 노금옥, 류인숙씨의 글을 통해서도 송계의 삶의 결이 느껴진다. 밤을 새워 연구하고 써내려 갔을 그의 글씨는 한 작품, 한 작품이 가슴에 새겨져 뭉클한 감동을 전하고도 남는다 .

 김용배 서예가는 “이번 전시를 통하여 인생에 삶의 변환점으로 삼아 중간결산의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순수창작 예술을 지향하는 선후배 동호인에게 창작의 참신성을 두루 제시하는 파급효과는 물론, 변화의 시대에 부응하고 서예술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어 의심이 않는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서예학을 수료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최우수상(1995), 전라북도미술대전 대상 (1991), 공무원미술대전 대상(1994, 2006)을 수상,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1995),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2002), 부산광역시서예대전 심사위원장(2012)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강암연묵회 이사, 한국문인화협회 전북지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송계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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