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한 대학교 방과 후 청소 강요 논란
전북지역 한 대학교 방과 후 청소 강요 논란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04.1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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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측 학생 임원들이 자처해서 청소했을 뿐

 “오늘 청소당번 뭐 하는 거야 조교님 화나셨어”

 전북지역 한 대학교가 수업시간 이후 해당 학과 학생들에게 청소 노동을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과 실습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학과 시간보다 일찍 불려 나와 청소를 다시 해야 하는 등 학생들의 의견 수렴 없이 청소를 의무화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해당 대학교에 재학 중인 A(21)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컴퓨터 실습실 청소를 해야 한다.

 쓰레기 청소는 물론이고 쓰레기통 비우기, 칠판·책상 낙서 등도 꼼꼼히 챙겨야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청소가 끝나면 담당 조교가 청소를 체크하며 청소가 부족한 부분을 지적했다.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 수업 시간보다 일찍 나와 해당 학과 교실 청소를 해야만 한다.

 학과 학생들이 청소해야 하는 이유는 수년 전부터 관행적으로 이어졌고 학과 생활 중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청소에 동참했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 일정도 면밀하게 준비됐다. 학과 분반 당 30여 명으로 이뤄진 학생들은 6~7명씩 조를 짜 놓고 청소를 해야 했다. 일주일에 평균 한 번 이상 청소를 의무적으로 해야 했고 청소 시간은 수업이 끝난 후에 이뤄졌다. 타지역 학생들은 버스 시간으로 인해 청소에 참여하기 어려웠지만, 선뜻 불참 의사를 밝힐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실제 본보가 입수한 해당 학교 단체 카톡방 내용에 따르면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을 시 학생들 간의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방과후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단톡방을 통해 다음날 학교에 일찍 등교해 부족한 청소를 메워야 하는 내용도 있었다.

 청소 문제를 두고 해당과 조교는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청소를 강요했다는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해당 학과 조교는 “학생 임원진들이 자발적으로 청소를 지원했을 뿐 학교 측에서 청소를 강요한 사실이 없다”면서 “실습실 청소와 관련해 꾸지람 등 면박을 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학교는 “현재 해당 학과 학생들에게 방과후 청소를 중단시킨 상태다”면서 “청소와 관련해 학생들의 불만사항은 없었다. 해당 문제를 검토해 보겠다”라는 말했다.

본보가 해당 학교를 제외한 전북지역 대학교 4곳을 취재한 결과 단 한 곳도 컴퓨터 실습실 청소와 관련해 청소를 학생들에 강요한 적은 없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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