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영 열네번째 개인전 ‘마음에 담은 자연’
주인영 열네번째 개인전 ‘마음에 담은 자연’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4.0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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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항상 목이 말라서 물이 필요했다. 하지만 가진 물동이는 작은 구멍들이 뚫려서 바쁘게 우물과 집을 오가야만 했다. 그렇게 30년이 흐르니까, 내가 오간 길가에서 싹이 트고, 초목이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더라.”

화가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저 자연을 바라보고 음미하며, 삶을 반추한다. 그리고 조용한 작업실에서 그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화폭에 담아내는 일을 즐겨했다. 이제는 그 이야기와 관람객이 마주서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시간이다.

 주인영 작가의 열 네 번째 개인전이 2일부터 7일까지 교동미술관 본관 1층에서 열린다.

 ‘마음에 담은 자연’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연의 풍경을 빌려 농익은 삶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오랜 미국생활을 통해 동서양의 삶을 체득하고, 혼용해왔다. 그 삶의 나이테는 작가의 예술세계를 튼실하고, 견고하게 받쳐주는 디딤돌이 되고 남는다.

 주 작가는 자연물의 형상을 그린다. 그렇지만 뚜렷하게 나타내지는 않는다. 완곡하고 함축적인 메타포로 캔버스 표면에 적절한 마띠에르를 주고, 색을 범벅해서 칠하고 사물의 외곽을 흐리게 표현하고 있다. 잔꾀를 부리지 않고 묵묵한 걸음걸이로 진중하게 걸어가고 있는 화가의 삶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이문수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실장은 “작가는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고 더러는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경계를 명확하게 두지 않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마음에 담은 자연을 표현하고 있다”며 “우리는 감성이 충만한 화가의 개인전에서 번잡한 일상의 피로와 공허를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주인영 작가는 중앙대학교에서 디자인경영 박사, 전주대학교 대학원에서 회화전공 석사를 받았다. 지난 1997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에서 8회, 미국에서 4회, 일본에서 2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또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일본, 프랑스, 사우스 아프리카 등에서 155회 그룹전에 참여했다. 예원예술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경기미술대전, 경남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미국에서는 홈리스 미술교육 봉사활동을 펼쳤고, 지금도 후원을 계속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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