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언급되지 않은 ‘우리 역사에서 사라진 근현대 인물 한국사’
교과서에 언급되지 않은 ‘우리 역사에서 사라진 근현대 인물 한국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3.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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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립, 박차정, 황상규, 윤세주, 이만규, 김찬, 전덕기, 나혜석.

 한국사 교과서 본문에 한 줄 기록조차 없거나 아예 망각으로 점철된 인물들을 대중의 기억 속으로 끄집어내어 오는 작업이 시작됐다.

 전북 임실 출생의 하성환씨가 ‘우리 역사에서 사라진 근현대 인물 한국사(살림터·1만8,000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기 시작한 지금, 망각된 역사적 인물들을 하나 둘 제자리로 불러들이는 일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활발한 집필활동을 통해 역사의 재발견 작업을 펼쳐온 저자는 세심한 탐구 과정을 거쳐 이들을 꼼꼼하게 기록해내고 있다. 민족이 분단된 현실, 6.25전쟁의 참화는 많은 인물들에 대한 진실을 왜곡시켜 왔고, 이를 바로잡는 일의 시급함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항일독립지사 백범 김구에 의해 피살된 또 다른 항일독립지사 김립을 중요한 인물로 선정했다. 뛰어난 지략으로 조선이 나아가야 할 항일독립운동의 병략을 제시하고 민족운동의 전망을 보여주었던 인물이지만, 공금횡령범이라는 누명을 쓴 채 원통한 죽음을 맞았던 김립에 대해 저자는 공을 들여 사실 고증과 엄격한 재평가를 담아내고 있다.

 또 조선의용대 항일 여전사인 박차정의 이름도 불러들인다. 한 손에는 총을, 다른 한 손엔 확성기를 들고 적진 수십 미터 앞에서 선무공작을 벌였던 그의 삶과 투쟁은 읽는 이로 하여금 처연함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의열단 창단의 주역인 황상규 역시 교과서에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은 인물로 꼽았다. 병든 몸으로 신간회 2기 활동과 광주학생운동을 지도했던 열혈 애국지사라는 설명이다.

 항일 혁명시인 이육사의 절친, 윤세주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의열단이 주체가 된 조선민족혁명당과 조선의용대의 정신적 지도자였으며, 죽음 앞에서도 항일지도자로서 초연했던 모습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저자는 또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 간사장을 역임하며 한글맞춤법 통일안 제정에 일역을 담당했음에도 월북했다는 이유만으로 남쪽 교육계에서 완전히 잊힌 존재인 조선의 페스탈로치 이만규도 소환했다.

 여기에 1930년대 초 혁명적 노동운동의 빛나는 별로 김찬을, 상동교회 지하실에서 탄생된 신민회와 헤이그 특사의 중심에 존재했던 전덕기 목사를 소개하고, 한국 사회 최초의 페미니스트인 나혜석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1979년 서울대 사범대학 교육학과에 입학한 후 도시빈민야학 교사 생활을 통해 민중교육을 실천하고자 힘썼다.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 관련해 고등학교에서 해직되고, 이후 시민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현재 상암고등학교 윤리 교사로 재직 중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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