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감회' 송천정보통신학교 졸업식
'남다른 감회' 송천정보통신학교 졸업식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9.02.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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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지었던 죄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소방관 돼 사회에 헌신하고 싶습니다.”

 장래희망을 묻자 송천정보통신학교에서 퇴원을 앞둔 A(20)군이 한 말이다.

 일반 졸업식과 비슷하면서도 다소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장소는 송천정보통신학교. 대중들에게는 전주소년원으로 익숙한 곳이다.

 27일 졸업식에선 A군을 포함해 송천정보통신학교 중·고등학생 30명이 전적(前籍)학교 졸업장을 전달받았다.

 이번 졸업식과 함께 대학 진학을 앞둔 A군은 소회가 남다르다.

 학창시절 주변 친구들을 괴롭히는 등 소위 ‘문제아’로 불렸던 학생이 이곳에 온 뒤로 인성 교육 등을 통해 수많은 자격증 획득은 물론 선생님에게 인정받은 ‘모범생’으로 탈바꿈해 사회로 진출하기 때문이다.

 A군은 폭행 문제로 지난해 4월 이곳으로 들어왔다.

 입소 초기 A군은 다소 억울한 심정이었지만 가족처럼 아껴주는 이곳 선생님들의 정성에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점차 학교 생황에 적응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평소 욱하는 성질 때문에 말보다 행동이 앞섰다. 그로 인해 문제도 많았다”면서 “학교에 들어온 뒤로 친근한 아버지처럼 대해주시는 선생님들 덕에 마음도 편안해지고 급했던 마음도 많이 누그러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신이 저질러온 ‘잘못’에 대해서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그동안 너무 철없이 행동한 거 같다”면서 “나의 행동 때문에 피해를 본 학생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다”면서 한동안 땅을 쳐다보기도 했다.

 A군은 확실한 꿈도 생겼다. 대학을 졸업 후 소방관에 임용돼 공익을 위해 힘쓰고 싶다는 것.

 그는 “그동안 남들에게 피해를 줬던 생활을 했다면 이제는 남들에게 헌신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서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소방관이란 직업에 매력을 느꼈고 평소 운동량도 많아 적성에 딱 맞은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꼭 소방관이 돼서 당당히 이곳을 찾아 선생님들에게 인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A군은 정보통신학교에 들어온 이후 10개월 만에 드론, ITQ(정보기술자격), GTQ(그래픽기술자격), 한글, 파워포인트, 엑셀, 한자 7급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다.

 모범적인 생활과 적극적인 학업을 인정받은 A군은 보호관찰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입소 10개월 만인 올해 2월 말 전주소년원 퇴원을 앞두고 있다.

 학업시절의 기억은 몸에 세긴 타투처럼 후회로 남는다는 A씨, 그는 “학업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송천정보통신학교 전주소년원은 이날 28회 졸업장 전수식을 가지고 30개교 출신 21명의 중학생과 9명의 고등학생들에 대한 졸업장을 전달했다.

 오연호 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오늘의 기쁨이 앞으로의 삶에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며, 절대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매진한다면 더욱 희망찬 내일이 다가올 것이다”고 말했다.

 송천정보통신학교는 초·중등교육법과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이 적용돼 학업단절 방지를 위한 교과과정을 지속하고, 사회진출을 위한 기술습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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