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전야음악회 ‘어머니는 기다린다!’
3.1운동 100주년 전야음악회 ‘어머니는 기다린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2.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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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현대사의 중심에 있는 전라북도, 그 지열한 역사의 현장이 국악관현악으로 피어난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태근)은 3.1운동 100주년 기념 전야음악회 ‘국악관현악, 어머니는 기다린다!(지휘 조용안)’을 28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선보인다.

 이 공연은 일제강점기에 항거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국악관현악으로 압축해 형상화한 작품이다. 치열한 역사의 현장에서 국난에 맞서 주권을 지켜온 이 땅의 어머니, 아버지에게 바치는 국악 헌정시인 것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독립지사 박열의 부인으로 알려진 박문자, 3.1운동의 전국적 확산을 펼친 류관순 열사 등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조망하는 곡들을 새롭게 선보여 주제 의식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특히 강성오, 김수현, 안태상, 황호준씨의 위촉 초연곡들은 어두운 역사의 터널을 뚫고 달려온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남길 터다.

 첫 무대로 독립지사 박열의 일본인 부인 박문자의 뜨겁고 가슴 아픈 사랑을 표현한 곡으로 문을 연다.

 안태상 작곡가가 쓴 서곡 ‘박문자’-카네코 후미코라 불리운 여인 ‘사랑할 수 있다면’은 조선의 남자를 사랑하고, 조선까지 사랑했던, 일본 천왕을 암살하려한 소위 대역죄 명목으로 차가운 옥중에서 생을 마감한 그를 소환해내는 무대다.

 이어지는 무대는 김수현 작·편곡의 신흥무관학교 교가와 독립군가를 주제로 한 합창곡 ‘만세(萬歲)소리’다.

 독립군가, 전우추모가, 신흥무관학교 교가 등 만주 일대 유수의 독립군가를 국악관현악으로 재편곡한 것으로, 독립군들의 정서적 요구에 맞는 역동적이면서도 리듬감 있는 구성이 특징이다.

 독립열사 류관순의 짧지만 치열했던 삶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한 ‘제망매(祭亡媒)-하얀 새벽’도 심금을 울린다.

 3.1운동의 전국적 확산을 펼친 꽃다운 열사, 그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맞이했던 최후의 새벽을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곡이다.

 황호준 작곡가는 그 누구보다 처연하면서도 담담했을 열사의 모습을 그리며, 그가 꿈꾸었던 아름다운 세상은 날마다 새롭게 밝아오는 하얀 새벽처럼 늘 되살아날 것임을 마디 마디에 투영해 보인다.

 불의에 항거한 전북의 이야기를 담은 ‘교성곡 빛의 결혼식’은 지난해 정기연주회에서 처음 연주됐던 작품이다.

 전북을 중심으로 벌어졌던 갑오농민혁명을 시작으로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 촛불혁명까지 불의에 항거해온 저항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역사적 사건이 상징적으로 배어나올 수 있도록한 음악의 구성, 자유와 평등, 평화를 향한 외침으로 발전과 절정에 이르는 자유로운 음악적 형식에 귀를 기울이면 좋은 무대다.

마지막 무대는 국악관현악 ‘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아리이랑’으로, 민족의 눈물로 점철된 아리랑을 한데 모은다. 강성오 작곡가는 중앙아시아와 전 세계 현지 아리랑을 집대성해 관현악곡을 만들었다. 동서를 잇는 실크로드를 따라, 절망이 아닌 희망, 긍정의 힘으로 뿌리내렸던 그 멜로디다. 이 기쁘고도 슬픈 노래를 잘 전달하기 위해 창극단과 전북CBS소년소녀합창단의 목소리가 함께한다.  

 이태근 원장은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작품의 중심을 잡고, 여기에 역사성을 더하여 지나온 시간의 깊이만큼 의미 있는 공연으로 첫인사를 드려 더욱더 기쁘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의 위촉 초연곡으로 전통 영역의 확장 가능성을, 관현악단의 농익은 연주로 전통예술의 본향 전라북도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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