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에 웬 태양광시설?
군산조선소에 웬 태양광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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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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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가 산으로 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공장 내 일부 부지를 태양광 발전 시설로 내준 데 따른 것이다. 군산조선소 부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들어서면 앞으로 20여 년 동안은 부지 활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현대중공업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정면 배치되는 움직임으로 보일 수 있어 우려가 크다.

 한국동서발전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내 나대지 약 5만 4,000여 평 부지에 15.2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 허가 신청을 냈다. 이 같은 사실은 산자부가 지난 14일 군산시에 태양광 발전 시설 관련 의견을 묻는 공문을 내려보내면서 밝혀졌다. 산자부는 군산시에 오는 28일까지 현대중공업 부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에 대한 의견을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동서발전의 태양광 발전 시설 허가 신청은 토지주인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내 부지 사용 허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현대중공업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현대중공업 측은 ‘사업성 검토’라는 입장이지만, 시설 설치에 대해 이미 논의가 마무리된 상태로 분석된다. 그동안 조선 상황이 좋아지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약속한 현대중공업이 넓은 부지를 태양광 발전 시설로 제공했다는 점은 군산시민과 군산시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군산시는 현재 산자부와 한국동서발전, 현대중공업 등 관련 부처와 업체에 진위파악에 나서고 있으나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면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군산조선소를 희생양으로 삼으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군산 시민들도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사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다른 조선소를 인수하겠다는 것은 현대중공업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태양광 발전 시설 부지 제공 등이 군산조선소 폐쇄를 위한 ‘토사구팽(兎死狗烹)’의 징조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군산공장을 희생양 삼아 문을 닫아버린 제2의 GM 자동차 사태가 되지 않도록 전북도와 군산시, 정치권의 강경한 대응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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