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 할머니 편히 쉬세요” 옛 일본대사관 앞 노란나비 물결
“김복동 할머니 편히 쉬세요” 옛 일본대사관 앞 노란나비 물결
  • 연합뉴스
  • 승인 2019.02.0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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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사랑합니다. 할머니의 발걸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은 고(故) 김복동 할머니를 추모하는 노란 나비의 물결로 뒤덮였다.

 매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시위가 열리는 이곳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였던 김 할머니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해 추모객 1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노란색 나비 모양의 종이가 달린 막대를 들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추모객 가운데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으며 외신들도 김 할머니의 영결식을 취재하느라 분주했다.

  영결식은 판소리팀의 공연과 묵념, 추모 영상 상영, 추모사,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생전 김 할머니의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영결식장 곳곳에서는 슬픔을 이기지 못한 추모객들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수많은 추모객이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으며 자신의 옆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는 추모객을 위해 선뜻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영결식장을 찾은 김모(46) 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평소 수요시위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봉사활동 하는 도서관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룬 책들을 접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좀 더 일찍 김 할머니를 찾아뵙지 못한 게 죄송스럽다”며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전쟁이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며 10살 난 자신의 딸을 꼭 안아주었다.

  이날 노란 나비를 들고 추모행진에 참가한 대학생 이모(23) 씨는 “한때 평화나비에서 활동하며 나눔의 집 봉사활동도 여러 번 갔다”며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앞으로도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겠다”고 말했다.

  추모사와 살풀이 공연에 이어 무대에 오른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추모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장례에서 상주 역할을 맡았던 윤 대표는 “할머니의 장례비를 걱정하지 않도록 성금을 모아주신 전국 각지의 장례위원님들께 감사하다”며 “할머니가 외롭지 않게 평화의 바람을 일으키며 훨훨 나비가 되어 또 다른 세상에서 날갯짓 할 수 있도록 뜻을 모아주신 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의연에 따르면 1월 29일부터 31일까지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는 약 6천여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영결식을 마친 뒤 운구차는 오전 11시 30분께 장지인 천안 망향의동산으로 떠났다.

  추모객들은 노란 나비를 힘껏 흔들며 김 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또 운구차가 떠난 뒤에도 추모객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고인의 넋을 기리며 헌화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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