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국악원 평정결과 발표 '분위기 싸늘'
전북도립국악원 평정결과 발표 '분위기 싸늘'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1.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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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태근) 평정결과가 지난주 금요일 발표된 뒤 국악원 내부 분위기가 싸늘하다.

 전북도립국악원은 구성원들의 역량강화를 이유로 직급승강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제도로 올해도 34명의 직급이 뒤바뀌면서 내부적으로 큰 진통과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평정결과를 공평하게 반영, 단원의 직책과 직급을 조정해 문화예술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조항이 되레 단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각 단의 화합을 저해하는 독소 조항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15일 전북도립국악원에 따르면 올해 평정을 통해 총 34명의 직급이 뒤바뀌었다. 그 중에서 17명은 승급이 된 것이고, 17명은 강임이 됐다.

 단별로 살펴보면 관현악단과 무용단에서 각각 승급 5명과 6명, 강임 6명과 5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조정됐다. 창극단은 승급 3명과 강임 3명, 교육학예실은 승급 2명과 강임 2명, 공연기획실은 승급 1명과 강임 1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각 실·단별로 이번 평정 결과에 따라 된서리를 맞지 않은 곳이 없다 보니 분위기가 냉랭한 실정이다.

 직급 강등은 급여 차이도 있지만, 예술인들의 입장에서는 자존심의 문제가 매우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루아침에 선배와 후배의 입장이 뒤바뀌는 현실을 감당할 수 있는 조직이 어디 있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반문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승급을 한 당사자도, 강임이 된 당사자도 서로 내색을 하지 못한 채 눈치를 보며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공연시즌에 돌입하면 각자의 위치에서 해내야 할 몫이 있기에 각 실·단이 표면적으로는 굴러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속은 썩어가고 있다”고 구성원들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갈등이 해를 거듭할 수록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상황에 있다.

 실제, 지난 2014년의 경우 평정을 통해 20명이 승급하고, 9명이 강임됐었다. 당시에는 승급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았던 것으로 본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 2017년의 경우에는 20명이 승급하고, 19명이 강임되면서 불만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2년 전과 다르지 않다보니 평정 과정 자체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심의 목소리와 객관성도 결여됐다는 문제제기까지도 나오고 있다.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한 단원은 “예술단의 경우 실기와 근무성적을 종합하는데 실기점수의 경우 파트별로 보면서 집계는 전체적으로해 자로 자르듯 결과를 나누고 있다”면서 “외부의 수상의 경우도 언제부턴가 평정에 반영돼 가산점을 부여하면서 실기 점수를 무력화 시키고 있는 점도 문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예술단 단원은 “현재의 평정제도는 단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기 보다는 단원들을 극한 이기주의로 내몰고 가고 있다”면서 “단장이 바뀔 때마다 그 위에 줄을 서는 단원이 있으면, 소외되는 단원이 있기 마련이고, 연초의 이 같은 냉랭한 분위기는 한 두 달이 지나면 은근슬쩍 넘어가 2년이 그대로 흐르니 또 다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립국악원 노조 관계자는 “충분히 예상했던 문제들이 도출되고 있고, 문제가 있음에 사측도 공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2년에 한 번씩 홍역을 치르는 그 주기가 중요하기 보다는 화합과 협동이 중요한 예술단의 발전에 저해하는 근본적인 요인이 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다른 방식을 강구해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태근 원장은 “현재의 평정으로 실·단에서 위화감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개선안이 마련돼야한는 점에도 동의한다”면서도 “사회적 함의와 형평성, 법적 논리 등 검토해야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에 방향타를 정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단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을 통해 어떠한 방안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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