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딛고 다시 시작하는 귀농·귀촌
역경 딛고 다시 시작하는 귀농·귀촌
  • 김완수 기자
  • 승인 2019.01.0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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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 미래다] 전북에서 부르는 2019년 희망가

 귀농귀촌의 정의는 도시인이 농사를 짓고자 전라북도의 농촌 및 산촌 마을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을 말한다. 이에 따라 전라북도 역시 농촌 인구의 감소 및 노령화 현상을 해결하고 젊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농업 경영을 희망하는 귀농인에게는 행정적·재정적 유인책을 제공 한결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부터 국가 주도의 산업화 정책 추진의 영향을 받아 이촌 향도(移村向都)현상에 의해 수많은 농촌 인구가 농촌에서 중소·대도시로 이동했다. 이러한 인구이동의 결과로 농촌에서는 인구 과소에 따른 유효 노동 인력 부족이 발생하였고, 중소·대도시에서는 인구과밀로 인해 노동 인력 과잉이 실업의 증가라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인해 중소 도시·대도시의 실업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이전의 이촌 향도와 상반되는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게 되었다. 귀농·귀촌은 중소 도시·대도시의 실업자와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점차 나타났으며, 이와 관련 단체와 기관도 많이 결성되었다. 그러나 귀농·귀촌은 기존의 생활 기반을 옮겨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어, 관심도에 비해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특히 귀농·귀촌을 실천으로 옮기기에는 경제 문제, 결혼, 자녀 교육, 편의 시설 부족 등이 주요 요인으로 거론되었다.

지난 6월 2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귀농·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귀농가구가 12만630가구로 전년인 12만875가구 보다 245가구(△1.9%) 감소했다. 가구당 평균 귀농 가구원수도 1.55명으로 전년보다 0.05명 낮아졌다. 그러나 전라북도의 경우 지난 해 귀농가구가 1,631가구로 전년인 1,263가구보다 98가구 증가했다. 귀농가구는 전국 대비 10.8% 차지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귀농가구원 1만9,630명중 30대 이하가 4,788명으로 24%를 차지한다. 젊은 창업농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귀농귀촌을 꿈꾸며 실행에 옮기지만 성공을 거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실패를 하여 다시 역 귀농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무작정 남 따라 하기, 잘못된 지역선정, 농촌 생활·문화에 부적응 등 귀농귀촌에 대해 철저한 준비 없이 뛰어들면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다. 여기에서 성공한 귀농귀촌과 젊은 창업농의 사례를 살펴보고 이들이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알아보자.

#영농조합법인 애농 천춘진 대표

영농조합법인 애농의 대표인 천춘진씨는 1971년 진안군 부귀면에서 4남 3녀중 일곱째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농사를 짓는 부모를 도와 농업에 대한 기초지식을 습득해 땅의 소중함과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주농고에 입학 농업인으로서의 기초소양을 다졌다. 농업 지식의 확대를 위하여 연암축산전문대학교 원예학과에 입학하여 채소작물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이후 동경농업대학에서 10년간 미생물 생태학을 연구해 친환경 재배의 기틀을 다졌다. 또한, 2년여에 걸쳐 일본대학과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친환경 농업자재 연구에 몰두하는 등 미래의 농업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1993년 유학시절 일본에 전국적인 냉해 피해로 쌀 수확량이 줄면서 식량난에 야단법석을 떨던 일본인들의 모습에 식량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천 대표는 농업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되어 2004년 귀국하자마자 고향인 부귀로 내려와 유학시절 축적한 지식과 퇴직금 800만원을 투자해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어린잎 채소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어린잎채소의 기술과 정보는 한국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모르는 것은 일본농가에 직접 국제전화를 하여 습득했다.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것과는 달리 초반에는 재배기술의 부족과 경험미숙 등으로 인해 거듭된 실패를 하였지만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하여 각종 기관의 교육과 경험 등을 습득하여 본인의 노하우로 소화해냈다.

어린잎채소 재배 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다수확 및 고품질의 격차를 좁히는 부분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되어 유기농재배, 회전식 재배기 도입, 유기질비료를 통한 토양재배 등 본인만의 영농 노하우를 가지게 되었다. 현재는 최초 시기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2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한 그동안 본인이 혼신을 다해 얻은 노하우를 내 이웃과 함께 하기 위해 직접 이웃 농가를 방문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현재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농장을 활짝 열어놓고 누구든 언제든지 방문해서 신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천춘진 대표는 “농장에 외부인들을 들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며 “배움을 갈구하는 농업인들이 많이 와야 농촌에 활력이 생기고 농가소득이 전반적으로 증대된다.”말했다.

 

#고창 미니애플수박 재배 젊은 창업농부 강상훈씨.

“고향을 떠나 대 도시에서 회사생활도 했지만 농촌생활이 그리워 가족과의 상의끝에 고향으로 내려와 농사를 짓으면서 행복을 되찾았다. 하지만 농사는 역시 만만치 않았다. 실패도 거듭했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큰 부자는 아니지만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이 지내고 있는 것 만해도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고창에서 사과처럼 깍아 먹는 수박인 미니수박(애플수박)을 재배하는 젊은 창업농부 강상훈(만 25세)씨이다. 강대표는 고창영선고등학교 관상원예과, 한국농수산대학교 과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성일농장 농업회사법인 대표와 고창애플수박 작목반장이다. 강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사과처럼 깍아 먹는 미니수박의 맛을 보고 1~2인 핵가족 시대에 적합한 품목이라 판단하여 2017년 첫 고창애플수박을 생산하였고 고창애플수박작목반을 결성하여 12농가에게 재배기술을 전파 및 유통하는 역할을 하며 소비자와 귀농인을 대상으로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강 대표는 “애플수박은 고창의 비옥한 황토에서 재배해 당도와 식감이 우수하다.”며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맛있는 애플수박을 선보여 고창수박을 널리 알리 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농업의 고령화가 심하다. 이런 젊은 창업농은 우리의 농업을 지켜주는 허리이며, 4차산업 혁명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다.

귀농·귀촌 인구가 50만 시대이다. 귀농이든 창업농이든 철저한 준비 없이 뛰어든다면 실패는 자명한 일이다. 철저한 준비와 교육을 해야만 귀농업인들이 꿈꾸는 행복한 귀농·귀촌 생활을 할 수 있다.

김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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