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독백
새만금 독백
  • 김남규
  • 승인 2018.12.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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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가 저물어가지만, 전북은 아직도 ‘새만금앓이’ 중이다. 최근 새만금에 태양광 설치를 두고 논쟁을 벌인 것이 대표적인 사건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말 ‘새만금 신재생 에너지’라는 선물을 들고 지역을 방문했지만 ‘고맙다’는 소리보다 ‘고작’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민주평화당을 비롯한 도내정치권의 반발에 전라북도와 집권 여당의 적극적인 방어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마저 ‘전북도민 30년 숙원 새만금 밀실서 결정’ ‘뜬금없는 새만금 태양광사업 철회’를 외치며 정치적 공세에 나섬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의 새만금 방문은 한마디로 모양새 빠진 격이 되었다.

 지역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전북의 소외를 새만금 개발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사탕발림을 해왔다. 이런 정치적인 논리는 역대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또한 마찬가지이다. 역대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살펴보면 ‘노태우, 임기 내 완성·전북 발전의 새 기원 이룩’ ‘김영삼, 서해안시대 중심지 육성’ ‘김대중, 환황해 경제권의 생산·교역·물류 전진기지로 구축’ ‘노무현, 중국 시장과 연계해 새로운 비전 제시’ ‘이명박, 동북아의 두바이 세계경제의 자유기지로 조성’ ‘박근혜’ 효율적 추진 전담기구 설치·특별법 개정 노력’ ‘문재인, 전담부서 설치·공공주도 매립·신항만과 국제공항 건설’이다. 30년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언제까지 또 속고 살아야 할지 모른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서 지역 시민사회단체 역시 진통을 겪고 있다. 과거 ‘새만금을 반대하는 세력을 사탄’으로 규정한 일부 인사들과 이에 반발하여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새만금’을 주장하는 단체들로 나뉘었다. 이로 인해 시민사회 내부에서 ‘현실적인 새만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가 되었다. 이번 새만금 태양광 설치를 놓고 도내 시민환경단체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재생에너지인 조력발전은 제외하고 태양광을 설치하려는 계획은 알맹이가 빠진 사업이자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라는 비판과 ‘기후변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인 동시에 침체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환영 논평이 나왔다. 단체들은 ‘해수유통을 통한 수질 개선’ ‘조력 발전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정책’ ‘도민의 참여와 이익의 지역 환원’ 등의 근본적인 주장은 같다고 말하지만 분위기는 다르다.

 송하진 지사는 전라북도의 ‘국가예산 7조원 시대’를 열었다며 특히 ‘새만금예산 1조원 확보는 나의 꿈이었다’라며 자랑했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새만금예산이 전체의 15.7%를 차지함으로써 여전히 ‘새만금 올인 예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새만금공항 예비타당성 면제를 요구하는 각계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전북의 한해가 새만금에 묻혀 저물고 있다.

 이제 새만금 사업에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새만금에 매립할 흙이 없어서 갯벌 흙과 석탄재가 동원되고 있다. 매립할 흙이 없다면 새만금은 사기극에 불과하다. 환상적인 그림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우선 땅이 드러난 구간에 매립 계획을 세분화하고 단계적 개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부분 해수유통’에 대한 공론화를 추진해야 한다. 새만금의 성공 여부는 결국 수질 문제에 달려있다. 시화호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수질 문제의 해결은 해수유통이 유일하다. 부분 해수유통은 환경문제에 부담을 갖고 있는 정부가 새만금 개발의 속도를 낼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 몇 가지 쟁점을 보완하여 태양광 사업을 과감히 수용하고, 부분 해수유통을 전제로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새만금 공항과 항만 건설 일정을 제안하는 과감한 행보가 필요하다.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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