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술로 만나는 전북 예인들의 이야기
구술로 만나는 전북 예인들의 이야기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12.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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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예인들의 이야기를 구술로 만나본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조현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 14권을 발간했다.

 이번 자서전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1-3호 김형순(이리농악), 국가무형문화재 제83-2호 김규수(이리향제줄풍류), 국가무형문화재 제82-3호 김상원(위도띠뱃놀이) 등 지역 출신 구술자들도 만날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은 전승자들의 전승 과정은 물론, 출생과 결혼 등 평범한 일상 속 삶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제작했다.

 독자들에게 직접 말하듯 기록한 문체에서는 보유자의 삶과 한 사람의 면모를 볼 수 있다.

 구술자들 대부분은 1920~30년대에 태어난 고령자들로 그들이 살아온 시기는 일제강점기와 3·1 운동, 8·15 광복과 한국전쟁, 새마을운동 등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다.

 이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그 현장을 지나온 산증인들의 증언이라 할 수 있다.

 6·25 전쟁에 학도의용군으로 총상을 입고도 살아 남아 궁중무용의 전통을 계승한 ‘처용무(국가무형문화재 제39호)’ 김용 보유자.

 전쟁 중 피난길에 남편을 잃고 여자의 몸으로 혼자서 사업에 뛰어들어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며 자식들을 올곧게 키워내고 전통문화의 전승자로 살다간 ‘북청사자놀음(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 고(故) 이근화선 명예보유자 등 전승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인생이자 대한민국 현대사로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한다.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전승자들의 당시 역사적 상황, 주요 인물과 예술 종목에 대한 소개도 곁들여 독자들이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2019년도 사업으로 8명의 구술 채록을 새롭게 추진하는 등 구술 채록과 자서전 발간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 확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 구술 자서전’은 국립무형유산원 홈페이지(www.nihc.go.kr)와 국내 국·공립도서관 등 관련 기관에 배포 공개된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이태근)은 2011년부터 추진해온 ‘전북의 전통예인 구술사’ 25, 26권을 차례로 발간했다.

 25권은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 강정렬 편이며, 26권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수궁가) 예능보유자 김소영 편이다.

25권 강정렬 편에서는 강정렬 명인의 출생과 성장, 삶과 예술, 예술세계, 전라북도립국악원, 제자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아울러, 현재 독보적인 남성 가야금병창의 맥을 잇는 강정렬의 국악 집안 내력과 여러 스승으로부터 익힌 학습 내력, 부산에서의 활동 사항 등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26권 김소영 편은 전주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승되는 판소리 유파인 동초제를 잇고 있는 김소영 명창의 가정 환경과 학습 과정 그리고 그녀의 예술 활동과 예술 세계를 담고 있다.

 이태근 전라북도립국악원 원장은 “예로부터 전라북도는 전통 예술의 고장으로 현재 전라북도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는 50여 종목으로 예능보유자는 총 70여명에 이른다”며, “전통 예인들이 살아온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 봄으로써 전통 예인들이 지닌 예술의 편린을 살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국악 발전에 초석을 다지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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