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뜨거웠던 ‘미투’, 남북정상회담 속 ‘전주 한지’와 ‘글씨’
연초부터 뜨거웠던 ‘미투’, 남북정상회담 속 ‘전주 한지’와 ‘글씨’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2.25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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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로 돌아본 2018 전북문화계 <상>

 2018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은 올해는 유구한 역사를 조명하고 새천년의 미래를 기약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들이 안팎으로 펼쳐졌고, 국정과제로 채택된 전북가야 역사 규명에 박차를 가하며 전북 자존의 길을 개척해 갔다. 연초부터 뜨거웠던 ‘미투(ME TOO)’운동으로 여성 혐오에 맞서 문제의식을 담아낸 전시와 출판물의 발표도 이어졌다. 올 한해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뉴스를 중심으로,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전북문화계 이슈를 정리한다. <편집자주>

 
 연초부터 들불처럼 번진 미투 운동 속에 전북 문화계에서도 성폭력 관련 혐의가 드러나는 인물들에 대한 증언이 쏟아져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전북 연극계는 미투 운동의 직격탄을 맞아 극단 3곳이 해체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기록하게 됐다.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는 미투 운동과 관련해 활발하게 활동하던 중견 연극인 4명을 제명하는 등 지역 연극계는 그야말로 뼈아픈 자성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4월 27일 한반도평화의 문을 연 남북정상회담으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전주 한지와 전북의 서예가가 화제를 모았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장에 쓰인 한지를 공급한 곳은 전주시 우아동에 위치한 한지 생산 업체인 고감한지앤페이퍼로, 전주가 한지의 본류이자 중심도시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더불어 남북 정상이 함께한 기념식수 현장에서 공개된 표지석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글씨를 쓴 여태명 원광대 교수도 주목 받았다. 표지석의 글씨체는 여 교수가 평생 연구해온 민체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올 상반기에 열린 대규모 행사들에 대한 평가는 어땠을까?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도 최대 매진, 최다 관객기록을 달성했다. 논쟁적인 주제의 영화를 모아 놓은 섹션과 전위적이면서도 급진적인 작품도 상당수 매진되면서 독립영화 마니아들의 성지임을 입증시켰다. 그러나 성년을 앞두고 있는 영화제의 역사가 무색하리만큼 미숙한 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심사비리 파문과 내부 갈등으로 제자리를 찾지 못했던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는 연초 송재영 이사장을 추대하면서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 열린‘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명창부에서 대통령상이 복원돼 대회의 실추된 위상을 회복시켰다. 그동안 위축돼 있던 보존회가 전면에 나서 입지가 커지는 동시에 경연에 집중한 반면, 시민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서의 기능 확대나 운영의 묘는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상반기에는 크고 작은 기쁜 소식도 많이 들려왔다.

 먼저, 전주 삼천동 일대에서 전해오는 민속놀이로 공동체의 단결을 깃발놀이로 표현한 전주기접놀이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63호로 지정된 원년이다. 전북만의 지역성과 역사성을 가지고 있으며, 지역민의 높은 참여도, 향후 문화·관광 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공연계에서는 전북도립국악원 김미숙 교수와 무용단 배승현 수석이 지난 5월 각각 제23회 한밭국악전국대회와‘제16회 전국국악대전’에서 대통령상을 거머쥐며 두각을 나타냈다. 문학계에서는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출신인 김소윤 소설가가 ‘제6회 제주4.3평화문학상’소설부문에 당선돼 화제를 모았으며, 그의 작품은 최근 ‘난주’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람들의 이름은 가슴에 새긴 날들도 있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65호 백동연죽장 보유자인 황영보 명장은 지난 1월 별세했다. 백동연죽장은 백동(구리에 금·은·아연 등을 합금 처리한 금속)으로 담뱃대를 만드는 한국전통기술이다.

 호남우도농악 부포놀음의 대가로 한 획을 그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7호 상쇠 나금추 명인도 지난 6월 우리 곁을 떠났다. 고인이 제자들에게 남긴 “굿으로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라”는 메시지는 그를 추억하게 했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강암연묵회는 지난 5월 회원전과 함께 강암 송성용(1913-1999) 흉상 제막식으로 또 하나의 발자취를 남겼다. 강암연묵회 전 회원들의 마음을 모아 기금을 마련해 만든 강암의 흉상은 유건을 쓴 선비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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