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규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박두규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2.1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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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안에서 자기 바깥을 발견하고, 자기 바깥에서 자기 내부를 읽어낼 줄 아는 박두규의 시는 고요하다.

 그의 네 번째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모악·8천원)’에 수록된 67편의 작품에는 박 시인이 생명과 평화, 그리고 자연이라는 주제를 통해 도달한 진솔한 깨달음이 담겨 있다. 모진 비바람이 몰아치는 세상의 길 위에서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더욱 와 닿는 시편들이다.

 시집을 관통하고 있는 정서는 ‘가여운’이다. 시인의 시선이 바깥 풍경의 표면을 관통해 안쪽에 닿을 때 발생하게 되는데, 시인은 ‘고적한 저녁’에 사랑하는 풍경을 “툇마루에 앉아/ 생각도 없이 우두커니”바라보고 있다. 때로는 중년의 사내가 어떻게 삶을 견디는지 솔직하게 보여주고, 또 누군가의 처연한 삶을 위로하고, 언젠가는 경계 너머의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김해자 시인은 “천상 시인인 박두규 시인의 마음이 훤히 보이는 시를 보면서 시 읽기가 놀이는 될 수 없을까 꿈꿔본다”며 “시 읽기가 호흡을 고르는 수행이자 느긋한 휴식이 될 수는 없을까. 시의 언어 하나하나가 물고기라면 시집은 바다, 바다 속에 푹 잠긴다면 물고기들과도 놀 수 있지 않을까. 찰나찰나 물고기로 유영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평했다.  

 박 시인은 1985년 ‘남민시(南民詩)’창립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사과꽃 편지’, ‘당몰샘’, ‘숲에 들다’, ‘두텁나루숲, 그대’와 산문집으로 ‘生을 버티게 하는 문장들’, ‘지리산, 고라니에게 길을 묻다’ 등을 펴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 문화신문 ‘지리산 人’ 편집인을 맡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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