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시각] 군산성(城)과 안시성 그리고 맹구지환
[기자시각] 군산성(城)과 안시성 그리고 맹구지환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8.11.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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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세 침략에 맞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로 평가받는 고구려 안시성 전투.

 얼마 전 인기리 상영됐던 영화에서 봤듯 5천명에 불과한 군사로 당시 당나라 최강 군사 20여만명을 물리친 전과(戰果)는 세계 전쟁사에도 찾아보기 드문 빛나는 승전이다.

 당나라 군사를 지휘한 사람이 시대 불문 중국인들로부터 가장 추앙받은 황제 가운데 한명이라는 태종 이세민이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한 승전이 아니었음을 반증한다.

그래서 적은 군사와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고 승리를 이끈 양만춘 장군의 지략과 용맹이 더욱 돋보인다.

 다만, 한가지 짚고 넘어갈 분명한 사실은 용장 아래 약졸 없듯 안시성 성주인 불세출 양만춘 장군과 운명을 같이한 많은 부하와 외세의 침략을 격퇴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일치단결한 백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각설하고 오늘날 군산은 ‘경제’와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폐쇄된 군산 산업의 양축격인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의 재가동이 불확실하고 기대했던 정부의 확실한 지원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군산경제는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군산시는 지역 화폐 군산사랑상품권 발행, 시민들이 투자하고 수익금을 받는 수상 태양광 발전소 건립 추진, 동네 문화카페, ‘내 고장 상품애용운동’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관건은 그릇된 지역 풍토다.

 기적도 사람이 만든다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정책도 지도자의 지도력도 총화(總和)를 해치는 내부 분열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외부에서는 군산이 서해안 중심도시로 비상할 무궁무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는 데 정작 대다수 군산 시민은 100% 동의하지 않는다.

많은 시민은 이구동성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로 갈등 유발, 유언비어 날조·유포로 근거 없는 공포 조장 등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암초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데 공감한다.

 특히, 침묵하는 대다수를 군림하려는 소수의 작태가 외부에 군산을 혼란스럽게 비치고 있다는 자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맹구지환(猛狗之患)’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어느 마을에 유명한 술집이 있었다.

술 맛이 매우 좋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술집 주인은 경륜이 풍부한 이웃사람에게 원인을 물었다.

 그 사람은 술집주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술이 맛있고 안주가 좋고 친절해도 가게 입구에 사나운 개가 있다면 손님은 더이상 오지 않을 것이다”

 그제야 술집 주인은 깨달았다.

 며칠 전 사다 놓은 개가 화근이었다.

그개는 항상 손님을 보면 으르렁거리고 짖었다.

결국 사나운 개를 피하기 위해 손님들이 그 가게를 외면했던 것이다.

혹여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자기 자신이 군산 발전에 해를 끼치는 맹견(猛犬)은 아닌지 성찰해봤으면 한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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