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미술관에서 즐겨보자
지역미술관에서 즐겨보자
  • 박인선
  • 승인 2018.11.04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한옥마을 교동미술관

 한나라의 문화를 가늠해 보려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보아야한다고 한다. 그만큼 미술관과 박물관에는 그들의 문화적 특성을 내밀하게 잘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통해 얻어진 결과물들은 정체성으로 자리하게 되며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공립미술관이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하나같이 성냥곽 모양의 특색 없는 미술관이라며 혹평들이 쏟아졌으나 지역공립미술관들은 문화창달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역할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혁신적 디자인을 동원한 세계적인 미술관과 비교하자면 콘텐츠 부족과 더불어 본말이 전도된 평가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미술관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Museums)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인 3분의 1 정도가 적어도 6개월에 1회 이상 미술관이나 과학관, 역사관 등을 찾는다고 한다. 1만개가 넘는 미술관이 분포되어 있으며 다양한 체험과 프로그램들이 지역주민의 소통공간은 물론이고 평생교육의 한축을 담당한다. 대부분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립미술관에서 지역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보니 앞으로 1년 내에 미술관 방문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겨우 1% 정도의 학생들이 ‘그렇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미술관이 학생들은 물론 일반시민과도 거리가 있다는 반증이다.

 대부분의 공립미술관이 도시의 중심을 벗어나 있다 보니 일반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있게 마련이다.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일반시민들의 접근이 여의치 않아 2013년 종로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분관을 세운것도 시민들의 요구에 맞추어 개관을 한 것이다.

 이런 측면은 우리지역의 도립미술관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관심을 갖는 전시회를 제외하고는 일부러 미술관을 찾는다는게 어려운 현실이다. 그나마 도청내의 기획전시실이 시민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샘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눈여겨 볼 곳이 가까운 지역의 미술관이다. 어느 때나 쉽게 다가 설 수가 있어서 지역미술관은 시민들이 공감 할 수 있는 친근한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관을 들어서는 발길들이 가벼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미술관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어서일까. 필자는 얼마 전 군산이당미술관에서 초대전시회를 하면서 느낀 점은 많은 시민들이 아직도 낯설어 한다는 것이었다. 미술관에 대한 경험과 학습이 부족해서 생긴 결과 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슬기로운 여가생활이 필요하다. 바쁜 생활 속에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미술관의 작품 감상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까운 미술관은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미술관에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접 할 수 있는 작은 학교이고 사유의 공간이다. 미술관을 놀이터 삼아 즐겨보기를 권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