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 값은 치루고 퇴직할 것 같다
봉급 값은 치루고 퇴직할 것 같다
  • 김중석
  • 승인 2018.11.01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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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을 앞두다 보니 봉급 값은 했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교복과 까까머리를 갓 벗어나 공직을 시작해서 남들보다 오래 공직에 몸담았다. 적든 많든 간에 봉급으로 가정을 꾸려 살았으니 나라에 은혜를 입은 것이다. 헌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세울만한 공적이 없다보니 가끔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런데 2013년 덕진구청 세무과장으로 근무할 때 국유화시킬 수 있는 무주 부동산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원인을 규명했으나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잊고 살았다. 그런데 며칠 전 감사원에서 이를 알고 조사를 할 것 같아 봉급 값은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24일 감사원 직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모 지방지에 쓴 무주(無主) 부동산 관련 기고문을 읽고 전화를 했다는 것이었다. 기고 내용에 대해 사전에 공부가 되었는지 이해가 빨라 설명하기가 편했다. 사실 무주 부동산을 발견하고 직접 처리하고 싶었으나 국가사무여서 처리할 수가 없었다. 중앙부처에 알려주고 처리되기를 기다렸으나 5년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연락을 받고 보니 반가워서 바로 만나 주었다.

  조사 방법과 그 동안 지적공부 정리실태 그리고 사례를 알고 싶어 했다. 그동안 정리해 두었던 7장의 자료를 건네주며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 지적도·토지대장·등기부·토지세 과세자료의 변천과정도 설명하고 무주 부동산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음을 예를 들어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지적부서가 하고 있는 ‘조상 땅 찾기 사업’과는 다르다는 것도 곁들어 설명했다. 그러자 바로바로 이해하는 눈치였다.

  이런 전후사정으로 볼 때 이미 필자를 만나기 전 조달청의 무주 부동산 업무처리 시스템을 파악하고 온 듯 느껴졌다. 조달청은 토지개발이나 경지정리 사업을 하면서 편입용지 중 주인을 알 수 없는 토지를 사업자로부터 신청을 받아서 국유화하고 있는 게 전부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되지 않은 지역은 이런 무주 부동산이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토지개발이나 경지정리가 된 토지보다는 되지 못한 곳이 훨씬 더 많다.

필자가 국유재산법으로 국유화할 수 있는 무주 부동산을 발견하게 된 것은 단순하다. 지방세 업무의 기본 원칙은 정확한 과세와 징수인데 이를 실천하면서다. 통상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체납이 발생하면 체납처분을 통해 체납세를 정리한다. 토지분 재산세 체납 건수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이상히 여기고 원인을 분석하던 중 토지소유자 파악의 열쇠가 되는 주민등록번호 파악이 불가능한 사정을 알게 된 것이 발단이 되었다.

 1975년부터 토지대장에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는 것이 의무화되고 지적 전산화가 되면서 이런 사실은 이미 발견되어 정리되었어야 할 일이지만 필자의 업무처리과정에서 눈에 띤 것이다. 2013년 이런 사실을 발견하고 처리해 보고자 노력했으나 국가사무여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역부족이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리고 4년이 지난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도움이 되겠다 싶어 ‘무주 부동산 국유화로 일자리 창출 예산 확보’라는 기고를 하고, 광화문 1번가에도 제안을 했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아무 소식이 없다가 이제 검토가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

 2013년 당시 필자가 덕진구에서 찾은 것만 공시지가로 100억 원대였으니, 전국으로 보면 수십조 원대의 국유화시킬 수 있는 토지가 있는 게 확실하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토지 지번제도는 일제 동양척식주식회사가 1912년부터 1918년까지 한 토지조사사업으로 만든 지적도가 시초다. 이것으로 토지 소유권의 원인이 되는 토지대장과 등기부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1975년부터 이들 지적공부에 주민등록번호를 기록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즉, 주민등록번호는 토지소유자를 찾는 핵심정보이기 때문이다. 토지대장에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면 가족관계등록부로 가족관계임을 입증해야만 한다. 그러나 1918년부터 1975년까지 57년간 지적공부 정리와 관리는 지금처럼 완벽하지 못했고 가족관계등록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것이 무주 부동산 발생원인의 본질이다.

 김중석<전라북도 지방행정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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