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를 창의 문화도시로 키우자
전주를 창의 문화도시로 키우자
  • 이상직
  • 승인 2018.10.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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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제17회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판소리의 고장답게 다채로운 행사로 성공리에 끝났다. 특히 올해는 대만, 스페인, 베트남, 프랑스, 터키, 네덜란드, 세네갈 등 세계 각국 뮤지션의 음악이 앙상블을 이뤄 해가 갈수록 발전해 가고 있다.

 최근 두 차례 빌보드를 석권하고 UN연설로 세계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에는 전주 연고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의 역할이 지대했다. 개인 재산 순위 5인에 랭크된 스마일게이트 설립자 권혁빈 대표, 모바일 게임 분석 및 운영 플랫폼 개발사 아블라컴퍼니를 창업한 전북과학고 출신 노정석 대표 등 전북출신 CEO들은 문화콘텐츠를 벤처기업으로 승화시켰다. 전북과 전주에 면면히 흐르는 문화DNA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전북의 문화DNA를 활성화 시켜 전주를 창의 문화도시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2017년 매출액은 110조 4,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4.5% 증가해 GDP 성장률을 상회했다. 수출액도 전년대비 8.6% 증가한 67억 4,000만 달러로 우리 문화콘텐츠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웹툰 등 만화(15%), K-POP으로 대표되는 음악(10.6%) 분야가 수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 문화콘텐츠가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책적으로 문화도시를 육성한 대표적인 해외사례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이다. 독일 사민당 클라우스 보베라이트(Klaus Wowereit)는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3년간 베를린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10년 만에 베를린을 명실상부한 문화 창의도시로 바꿔놓았다. 2001년 취임하면서 ‘문화는 베를린의 본질적인 미래자산’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공기업 ‘베를린 파트너(주)’를 설립해 예술가들에게 이주보조금, 의료보험 혜택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그 결과 베를린 인구의 10% 이상이 예술가·음악가·게임개발자·영화생산자·문화매니저·연극배우·디자이너 등 문화 창의도시 베를린의 주역이 되었고, 베를린 경제생산의 약 21%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2005년에서 2009년 사이에 베를린에서 생겨난 예술관련 일자리만 12만 개가 넘었다.

 전라북도와 전주시도 독일 베를린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문화콘텐츠 생산자의 민감한 감수성을 반영한 세심한 인프라 구축전략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독일 베를린처럼 지방공기업을 설립해 전주이전부터 정착, 문화콘텐츠의 생산과 유통, 수출까지 원스톱 밀착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전북은 수년간 GRDP, 무역수지, 고용률 등 지방자치단체 중 최하위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 특히 통계청에서 매월 발표하는 인구비중이 높은 77개 도시들의 고용률을 살펴보면 전주, 익산, 군산, 완주 등은 최하위 수준이다. 따라서 전북만의 내생적 발전모델을 찾아야 한다. 전북이 가진 문화유산을 토대로 창의 문화도시를 만들어 전통과 미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전북, 일자리 걱정 없는 전북, 사람들이 찾아오는 전북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이상직<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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