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선 현대무용단 ‘한벽루 연가 - 백년의 조각들’
강명선 현대무용단 ‘한벽루 연가 - 백년의 조각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0.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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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은 강명선 현대무용단이 11일과 12일 오후 7시 전주한벽문화관 공연장에서 ‘한벽루 연가 - 백년의 조각들’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올해 초 특별 기획전 ‘여정’으로 무용가들의 삶과 몸짓을 기록해 선보이는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인바 있는 강명선 현대무용단이 두 번째 기획으로 선보이는 창작 초연 작품이다.

 한벽문화관의 상주단체로 활동하고 있는 강명선 현대무용단은 인근에 위치한 치명자산을 통해 작품의 모티프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순교자란 뜻의 치명자, 그리고 동정녀 부부로 널리 알려진 요한과 루갈다의 숭고한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이미지들을 끌어내 현대무용으로 표현해 낸다.

공연은 종교적인 색채는 걷어내고, 여러 이미지들을 결합시킨 형태로 전개된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떨어지는 영혼의 눈물을 표현한 눈물꽃의 모습에서 순결한 영혼들의 고독한 모습, 유혹 속에서 피는 사랑의 꽃 등의 이미지로 확장되어 간다.

 여기에는 남자와 여자의 깊은 믿음과 사랑, 확고한 신념에 대한 주요 줄기가 있다. 무용수들의 몸짓과 영상, 조명을 통해 완성된 이미지 속에는 절대적인 하나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을 불태우는 동정부부의 모습이 투영된다. 어쩌면, 자극적인 현대인들의 사랑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미지들이다.

 강명선 총예술감독은 “그 어느 때 보다 복잡하게 엉켜있는 작품의 실타래를 풀어내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면서 “전주 한벽루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흩어진 역사적 공간들을 조각조각 모아보면서 최종적으로는 치명자산을 중심으로 그 공간을 좁혀가면서 하나 둘씩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정녀 부부의 거룩함의 비밀은 작품을 준비하는 내내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서 “사랑과 믿음의 가벼움이 지나쳐 자신도 모르게 제 몸을 뚫고 나오는 가시들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 뚫고 나오는 상처 위에 세워놓은 또 다른 가시들 때문에 결국엔 스스로에게 더 많은 상처를 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 속에 그들의 영성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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