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 음악축제의 다채로움 과시
[소리축제] 음악축제의 다채로움 과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10.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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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주세계소리축제 결산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동시대의 특별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외부공간으로 전면 배치하면서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높였다는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올 축제는 편백나무 숲 외에도 소리공간 곳곳에 짜임새 있게 무대와 체험 부스를 배치하고 밀도 높게 활용해 대규모 음악축제의 다채로움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축제 중반에 들이닥친 태풍 콩레이로 일해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되고, 음악의집 특설무대와 야외 음식부스, 체험부스 등이 철거돼 관객들의 아쉬움도 컸지만, 악천후 속에서도 일부 공연은 실내로 장소를 이동해 관객들의 혼선을 최소화시키며 안정적으로 운영한 점 등이 돋보였다.

 7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한)에 따르면 올 축제 총 관람객은 13만 여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루 전 총 관람객 수가 10만 6천 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태풍의 영향을 고려해 볼 때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다. 유료공연에 대한 객석 점유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순인 84.4%로 예상됐다.

 프로그램 면에서는 소리축제의 핵심 키워드인 전통공연과 월드뮤직의 비교 감상을 가장 세련된 언어로 포장해 맛깔나게 선보였던 무대가 많았다는 평가다.

 실제, 개막공연에서 6개 나라 80여 명의 국내외 음악가들이 집단 시나위를 연출해 박수갈채를 받은 점은 축제의 예술성과 역량을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지역부터 해외까지 다양한 세대와 다국적 팀들을 무대에 올려 새로운 월드뮤직의 경향과 흐름을 제시해 수많은 음악 축제 속에서의 차별성을 구현해 냈다.

 주목할 점은 소리축제가 해외 월드뮤직의 다양성을 비교하는 무대를 꾸며내는 과정의 중심에 한국의 전통 장단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서양의 음악이 우월하다는 시선에서 탈피해 한국의 전통 장단 속에 서양의 아티스트를 끌어안으면서, 한국의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들을 많이 배치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 아티스트들에게는 호기심을 확산시키고, 향후 교류의 끈으로 이어져 소리축제의 외연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통을 매우 전통답게 꾸민 무대에 대한 관객들의 충성도도 높았다. 전통예술의 원형인 한국의 굿 시리즈를 폭넓게 조명해 보인 무대에서는 토속신앙으로서 기대감을 드러낸 관객들이 다수 찾아왔다. 또 만신 김금화 명인과 정영만 명인 등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국가무형문화재들을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획해 민속학과 인류학적 가치를 살려내는데도 노력한 흔적들이 의미를 더했다. 판소리 다섯바탕과 산조, 명무의 무대까지 올해도 계속된 전통 명인에 대한 예우를 담아낸 무대들은 존재만으로도 빛났다.

 미래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도 관심을 받았다. 올 축제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공연과 악기체험, 판소리체험전시 등이 강화됐으며, ‘찾아가는 소리축제’는 14개 시·군 초·중·고교에서 펼쳐져 미래 세대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  

 반면, 음악축제로서 요구되는 음악적인 전문성과 예술성의 디테일을 살려내는데는 아쉬움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일부 공연의 경우 프로그램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공연장 배치로 타 프로그램과 음향이 겹치겨나 소음이 교차되면서 프로그램에 집중할 수 없었고, 마이크가 수시로 끊겨 공연자들이 불쾌감을 드러낸 경우도 있었다.

 해를 거듭할 수록 축제의 마니아층도 많아져 보다 새로운 것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관객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조직위도 크게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해외 아티스트들을 초청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보다 많은 고민과 탐색이 요구되고 있는 이유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태풍의 영향으로 마치 축제를 두 번 치른 것 같은 느낌이다. 어려움 속에 이틀 밤을 지새우면서 소리축제 스탭과 자원봉사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준비한 것들을 다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번 경험으로 등급이 다른 성숙한 축제로서의 역량을 보여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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