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오랜만에 가족들과 모여서 지나간 얘기도 나누며, 오순도순 맛있는 것도 나눠 먹고 행복한 명절 보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석 기간 동안 날씨가 매우 화창해서 24일 밤 환하게 떠오른 밤하늘의 달을 보셨나요? 저는 환한 달빛을 보며 오늘 소개할 작품을 생각했는데, 잘 어울리는지 같이 살펴볼까요?
오늘은 모노크롬(monochrome)작품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모노크롬은 색화(polychrome)과는 대비되는 개념으로 단일한 색조를 명도와 채도에만 변화를 주어 그린 단색화를 지칭합니다. 단색화는 색채 뿐 아니라 내용, 주제, 선, 형태를 거부한, 구성의 질서를 추구하는 전통적 미술개념에 대한 반발로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1946년 최초의 단색 실험을 시도한 클랭이란 작가는 1957년 일명 ‘인터내셔널 클랭 블루’라고 불리며 그의 고유한 청색 모노크롬을 고안했는데요. 그는 청색이 가장 비물질적이고 절대와 무한을 표상하는 색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작품은 故 임상진 화백의
故 임 화백도 만년에는 앙포르멜 시절의 한국의 대표작가로 각광 받으며 화려한 색채의 작품들을 그리셨는데요. 사회적 분위기를 따르신 것일까요? 단순화, 단일화된 흑백의 선을 화면에 그리시며 정신적 절대성을 추구하고자 하셨습니다. 또한 기존의 가치와 질서를 거부하며 흑백의 추상성을 함축하셨지요. 까만 밤 하늘에 마치 뒤에서 환희 빛나는 달빛을 생각하니, 작가님의 작품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만 같아 조금은 설레이기도 합니다. 이번 주부터 2주 동안 교동미술관에서는 작고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 됩니다. 전북미술의 선구자인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하며, 높은 가을 하늘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글 = 채지영 교동미술관 학예사
작품 = 임상진 作 CXⅦ(27×44cm, acrylic,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