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소나무야, 오늘도 잘 지내지?
늘 푸른 소나무야, 오늘도 잘 지내지?
  • 채지영
  • 승인 2018.09.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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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만호 作 그들의 겨울나기(106×45.5cm, Oil on canvas)
양만호 作 그들의 겨울나기(106×45.5cm, Oil on canvas)

 안녕하세요. 오늘은 소나무로 이야기의 시작을 해보려고 합니다. 애국가 2절에서 나오듯이 소나무는 철갑을 두르고 바람 서리에도 불변하는 우리의 기상을 나타낸다고 하지요. 소나무는 ‘초목의 군자’, ‘군자의 절개’, ‘송백의 절개’ 등으로 일컫듯이 한결같이 절개를 강조합니다.

 이런 소나무를 회화 속에서 살펴보면 김부식의 <삼국사기>의 솔거 전기에 그가 분황사의 벽에 그린 소나무 그림이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새가 날아와 앉으려다 벽에 부딪혔다고 하였으니 그 저간의 사정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고려시대의 유일한 소나무 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세한삼우도(歲寒三友圖)>가 있습니다.

 고려시대의 소나무 그림으로 특기할 만한 것은 고려청자, 특히 상감청자에도 소나무는 중요한 회화의 소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와서는 소나무는 매우 다양하게 의미를 함축하게 됩니다. 진경산수화에서는 소나무는 한국의 자연, 정취를 나타내는 상징성을 띄기도 하고, 또 <까치와 호랑이>같은 민화에서는 해학적 내용이 들어가면서 서민과 민중의 마음속에 소나무는 마음의 안식처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은 양만호 작가의 <그들의 겨울나기>입니다. 양 작가가 주로 찾는 작품의 소재는 여행을 하면서 자연으로부터 얻는 풍경입니다. 사시사철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은 작가의 심미안을 통과하며 사실적으로 묘사한 일반적인 풍경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와 무게감을 가진 터치로 색을 켜켜이 쌓아 올리며 특별한 풍경으로 옷을 입혔습니다.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풍경을 머리속에 재구성해서 만들어놓은 자연주의적 회화관으로 풍경을 바라보며, 이것을 향한 작가의 고유한 묘사와 색채, 그리고 화면 구성이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연의 풍경이 어떠한지를 함께 사유하게 만듭니다.

 작품 속에 나오는 소재인 소나무는 시원하게 펼쳐진 전경 가운데에 주인공이 되어 조밀한 듯 큼직하게 기개있는 터치와 겨울을 마주하고 있는 주변의 배경과는 달리 짙은 녹음의 소나무의 대조적인 색감으로 소나무의 절개가 보여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조선 말기의 위태로운 이야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조선의 선비로써 절개의 모습으로 최후를 마주한 장면을 회상하며 오늘의 작품을 다시 감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글 = 채지영 교동미술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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