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
소득주도성장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
  • 김관영
  • 승인 2018.08.26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연일 발표되는 일자리관련 경제 지표마다 ‘역대 최악’, ‘몇년 이래 최저’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가 ‘일자리 위원회’ 설치였다. 대통령이 위원장 맡고,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놓았다. 그때만 해도 국민들은 기대했다.

 1년 3개월이 흘렀다. 매달 열겠다는 일자리 위원회는 6번 열렸고, 지난 5월 이후에는 향후 계획도 없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급전직하는 일자리 지표 앞에 일자리 위원회는 설 자리를 잃고 있으며, 대통령 1호 업무지시는 궁색해졌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계속 기다려 달라고 한다.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성과가 나려면 올 연말께는 돼야 한다고 한다. 직전 일자리 수석이 5월 기자간담회서 6월이면 성과가 날 것이라 했는데, 청와대의 기대는 다시 반년이 미뤄졌다. 그러나 청와대의 진단을 보면, 반년 뒤 일자리 상황도 반등이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 진단의 핵심은 직접적으로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업황의 악화 등이고, 간접적으론 가맹본부와 건물주의 횡포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일자리 감소 원인분석은 참으로 빈약하다.

 명목 국내생산 1,730조원에 세계 12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가 생산가능인구의 급격한 감소의 영향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선업 불황은 수년째 이어졌던 일이고, 가맹사업과 상가임대와 관련한 불공정한 현상 역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종합하면, 8월에 어려운 상황이 연말에 나아진다는 것은 단순한 기대이지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예측이 될 수 없다.

 진단이 틀렸으니, 해법이 제대로 나올 리 만무하다. 문재인 정부의 ‘더 많은 재정투입’이다. 그런데 그 방식은 낚시꾼에게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방식 아닌 생선을 주는 방식일 뿐이다. 당장은 생선을 손에 쥐니 행복하겠으나 다시 낚싯대를 던지려 보니 낚시법을 모르겠다. 생선이 제대로 잡힐 리가 없다. 진단도 틀렸는데, 해법까지 엉터리인 상황. 그 원인은 결국 경제정책의 원칙이 틀렸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핵심은 소득주도성장이다. 성장의 핵심은 부가가치의 창출인데, 이를 쏙 빼버린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여러 가지 비판이 가능하지만, 일자리와 관련해 보면 두 가지에서 매우 큰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시장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상승한 최저임금이다. 2017년 최저임금 대비 2019년 최저임금은 29% 오른다. 지난해 12월 급여로 135만원을 주던 것을 내년 1월에는 174만원을 줘야 한다. 13개월만에 한 달에 39만원의 월급을 더 줘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직원을 4명 정도 쓰는 영세 소상공인이라면 추가 부담이 한 달에 156만원 가량인데, 사실상 직원 한 사람을 더 쓸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다. 영세 소상공인들 입장에서 보면, 직원을 줄이지만 않아도 기적과도 같다. 이런 상황에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게 이상할 정도다.

 두 번째는 소득주도경제는 기업과 노동이라는 경제의 양 주체 중 노동에 집중한 정책이지, 양자에 균형을 맞춘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정이 넉넉해 노동자의 급여에 플러스 알파를 정부가 챙겨줄 수도 있지만, 이는 언발에 오줌누기 격인 처방이다. 결국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정책이 병행 추진됐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은 크게 고려되지 못했다. 기업과 기업가가 국가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투자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를 기반으로 하는 일자리 확대의 동력이 생길 리가 없다.

 문재인 정부는 위기의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도 틀렸고, 그 해법은 단기처방에 그치고 있어 기대효과 역시 막연하다. 백약이 제대로 들 리가 없다. 경제정책에서 또 중요한 것이 타이밍이다. 이제라도 임금중심의 소득주도성장의 과오를 인정하고 경제정책 방향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김관영<국회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