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마지막 지역 향토극장 문 닫는다
전주 마지막 지역 향토극장 문 닫는다
  • 이종호 기자
  • 승인 2018.08.22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주에서 70년간 영업을 지속하던 마지막 지역 향토극장 전주 시네마 타운이 거대 자본과의 경쟁에 밀려 조만간 문을 닫는다.

 22일 전주 시네마타운에 따르면 코리아 극장이라는 상호로 시작해 현재는 시네마 타운으로 지난 1948년부터 전주 고사동 지역에서 극장 영업을 지속했지만 적자 폭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폐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상 8층 규모의 시네마타운 건물은 현재 VR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는 외지 업체와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별도의 임대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지난 8월 1일부터 폐관을 결정했지만 건물을 비워두게 될 경우의 부작용을 감안해서 운영기간을 한달 간 연장하고 내달부터 건물이 임대나 매각될 때까지 제한영업을 시작하는 등 폐관수순을 밟고 있다.

 건물이 매각되거나 임대가 결정될 경우 전북은 물론 전라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향토극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시네마 타운이 폐관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적자 폭이 갈수록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새로 6개관 943석 규모로 극장을 신축했을 당시만 해도 유일한 향토극장이라는 자부심과 3D진통체험 관 등 최신 시설을 갖추고 활발히 운영돼 왔다.

 그러나 인구는 제자리 상태에서 거대자본인 멀티플렉스의 물량공세로 상영관이 포화상태에 직면한데다 전주 효자동 CGV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매출이 5분의 1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전주 에코시티 CGV와 롯데 시네마가 입점하고 전북혁신도시에도 또다른 CGV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적자 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폐관이라는 최악의 결정을 하게 됐다.

 결국 거대자본의 물량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손을 들에 된 격이어서 대기업이 투자와 제작, 배급, 상영을 독점하고 있는 현재 국내 배급체계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시네마 타운이 문을 닫게 될 경우 문화특별시를 표방하는 전주시가 시민들과 애환의 역사를 같이 했던 향토극장의 명맥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이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건물 일부를 전주시 영화와 예술관련 부서가 임대해서라도 향토극장의 명맥만은 유지해야 하는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개 상영관이 2개 층 구조로 설계된 시네마 타운의 경우 사무실로 용도 변경이 손쉬운데다 현재도 전주청사가 비좁아 주변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를 감수하고도 전주 국제 영화를 개최하고 문화특별시를 표방하고 있는 전주시가 향토극장 폐관을 손 놓고 방치할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명맥만이라도 유지하게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