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주년을 준비하는 전동성당
130주년을 준비하는 전동성당
  • 안도
  • 승인 2018.08.14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바탕 전주, 세계를 비빈다.” 전주를 대표하는 슬로건(slogan)이다. 예향의 도시, 비빔밥 등 전주를 함축적으로 연상케 하는 이미지가 이 짧은 문장에 잘 담겼다. 전주는 천년의 역사를 지닌 고도다. 견훤이 세운 후백제의 수도이자 조선왕조의 발상지라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전주는 고도답게 한옥, 한식, 한지 등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자랑하는 도시로 수백 채의 한옥이 도심에 형성돼 있어 연중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다. 하지만, 전주 한옥마을에서 핫 코스는 단연코 경기전과 전동성당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곳곳을 누비는 여행객들의 ‘셀카봉’ 세례가 이를 증명해 준다.

  태조의 어진이 봉안된 경기전과 함께 전주를 대표하는 전동성당은 한국 최초의 순교지로 역사적인 면에서 의미가 크다. 관광객들이 외관으로 보고 가는 전동성당은 어머니의 품 같은 따스한 곡선미 로마네스크 양식 건물로 웅장과 엄숙함 그 자체다. 하지만 내면에는 조선후기인 1791년에 자행된 신해박해로 순교한 윤지충, 권상연 등의 순교터로 이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건물이 바로 전동성당이다. 그러므로 전동성당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지로, 호남 천주교의 정신적 뿌리로 남아 있는 곳이다.

  프랑스 파리 외방선교회 보두네 신부가 1889년 봄 전동성당 초대 주임신부로 임명되고 본당이 설립되었으나, 전주는 개항지가 아니었고 전주 감영이 위치해 있어 보두네 신부는 곧바로 전주에 들어올 수 없자 전주 근교 대승리에 머물면서 전교를 시작했다. 그 후 한국천주교회 최초의 치명 순교자인 운지충과 권상연이 순교한 지 100주년이 되던 1891년 봄에 현재의 자리에 본당의 터전을 마련하고 전교를 시작하여 호남의 모태 본당이 되었다. 이러한 전동성당이 내년에 130주년을 맞는다.

  순교일번지로서 신앙의 주춧돌을 놓아 세워진 ‘전동성당’은 그동안 전주지역사회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으며 시민들의 포근한 안식처 역할도 해왔다. 앞으로도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그 뿌리를 튼튼하게 지탱해 나갈 것이다. “그대가 뿌리를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뿌리가 그대를 지탱하는 것이다”는 성경 말씀처럼 전동성당은 전주를 지켜갈 것이다. 전주시와도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전주를 문화적 정서적 풍요로 끌어올리는데 한 축을 담당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우리 고장 공립보통학교 모체의 하나인 풍남초등학교가 내년에 100주년을 맞는다는데 전동성당은 130주년을 준비하고 있다. 100년을 1C라 하는데 130주년의 역사적 의미는 세기를 넘어 역사적 한 획을 긋는 대단한 쾌거다. 따라서 이는 전동성당만의 행사가 아니라 문화재청이나 지방정부들도 적극 참여하여 범도민적 행사가 되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천주교인을 떠나서 우리 고장의 역사적 상징을 위해 전동성당의 역사적 유물이 될 만한 사진이나 기록물들이 있으면 사무실로 연락하여 행사에 기꺼이 동참했으면 좋겠다.

  2017년 부임한 여혁구 신부는 전동성당의 재건에 남다른 의지를 갖고 있다. 전동성당의 최초부지는 5,000평이었는데 팔달로를 확장하는데 1,000여평을 공여하다보니 전시관, 교육관, 기념관 등 부대시설을 건립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따라서 여혁구 신부는 이 면적을 확충하여 명실상부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첫순교터 성지로서의 면목과 시민들의 문화공간을 제공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밝혔다. 먼저 <첫순교터 후원회>를 만들어 회원 1만명을 확보하고 매월 1만원씩 찬조헌금을 받아 이를 토대로 계획을 시행코자 하니 뜻있는 독지가들의 많은 참여를 했으면 한다. (☏284-3222)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적 관광지에는 이탈리아의 두오모, 바티칸 성베드로, 스페인의 파밀리아, 이탈리아 피렌체 등 세계 유수의 성당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한국관광공사>에서 발간한 관광 명소 백경 가운데는 순천 선암사, 합천 해인사, 영주 부석사, 경주 불국사, 속리산 법주사, 정읍 내장사, 구례 화엄사 등 사찰만 있을 뿐 130년 전통의 <전동성당>은 없다. 이는 일천한 한국의 종교역사와 관광위주의 기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적 제288호로 지정된 <전동성당>은 오목대와 한벽루, 치명자산 성지까지 연계되는 성지순례와 역사문화 체험의 중심축을 이룬 전주의 상징이요 자랑이다. 다수 시민들이 <첫순교터 후원회> 회원이 되어 <전동성당>이 한국을 떠나 세계적 명소로 성장시키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안도<전북예총 수석 부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