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살 권리도 기본권이다
시원하게 살 권리도 기본권이다
  • 김광수
  • 승인 2018.08.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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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가 불덩이다. 갈수록 폭염이 심해져 밤이 돼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지속하고 있다.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을 기록하고 있는 올여름, 온열질환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온 환자는 3,500명에 육박하고 있고 폭염에 따른 사망자도 42명이 발생했다.

 사상 최악의 폭염에 이제 에어컨은 사실상 필수품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4년 당시 가구당 에어컨 보급률은 9%였다. 그러나 무더위에 에어컨 보급은 계속해서 늘어 가장 마지막으로 조사했던 2013년에는 78%에 달했다. 지금은 최소 80%는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 더위에 20%가 넘는 가구는 아직도 에어컨 없이 무더위를 견디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 국민들은 창문도 없는 쪽방에서 전기요금이 무서워 선풍기조차 틀지 못하고 있으며, 무연고 노인과 장애인, 노숙인을 비롯해 야외근무가 불가피한 노동자와 농업인 등은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맨몸으로 폭염을 견디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낮에 길거리, 골목 걸어보면 따가운 햇볕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에어컨 실외기, 전자제품 등이 밤낮없이 뿜어내는 열기로 인해 숨이 막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곳에서 발생하는 열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골목골목을 깨끗이 청소해주시는 청소노동자들,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 차량 가까이서 주차를 안내하는 주차요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 이 여름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누구도 폭염을 피해갈 순 없지만 폭염이라는 자연재난을 맞이하는 방식이 불평등한 사회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이다.

 사실 폭염은 그 자체로는 자연적이지만 그 폭염을 견뎌내는 것은 순전히 사회적 문제이다. 더 이상 폭염은 사계절의 자연스러운 여름의 현상이 아니라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며, 폭염의 결과 인권마저 위협받는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이 더 혹독한 폭염에 노출되고 그로 인해 안전에 위협을 받는다면 우리 사회는 건강하지 못한 사회라 볼 수 있다. 실상이 이런데도 우리나라에서 폭염은 아직 재난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최근 환경부에서 ‘전국 시군구 기초지자체별 8월 폭염 취약성 지수’를 분석한 결과 전주시 완산구가 폭염과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한 지자체로 나타났다.

 특히, 총인구 대상 폭염지수 분석 결과 전주시 완산구의 지수값은 0.61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덕진구는 5세 미만 영유아 대상 폭염취약성 지수에서 0.59로 가장 높았다.

 총인구수 대상 폭염지수에서 전주시 완산구가 폭염에 가장 취약한 지자체로 분석된 점은 결국, 인구 대비 소방서 인력 및 응급의료시설과 인력이 적어 폭염에 대한 사고 대응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본 의원은 전주의 폭염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전주 국회의원실과 전라북도, 전주시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폭염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전주 폭염 취약성 극복 TF’를 구성해 조속히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주 폭염 취약성 극복 TF’가 구성되면 폭염의 사각지대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취약계층을 최우선으로 살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입추가 지났지만 계속해서 폭염, 열대야가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더 이상 폭염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지속적인 현상임을 인식하여 국가 재난 차원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폭염 위기관리 정책에 있어 피해보상과 같은 근안시적인 대책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보다 근원적이고 장기적이며 적극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하며, 재난의 불평등이란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방정부와 국회가 협력해 폭염취약성 극복과 폭염대응 사업모델 발굴방안 등 중장기적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기요금 감면대책을 꼼꼼히 살펴 전기요금 폭탄에 대한 국민들의 근심을 덜어드려야 한다.

 폭염은 이제 국가가 외면할 수 없는 재난의 문제가 되었다. 자연재해가 국민들을 힘들게 할수록 우리 곁의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역대급 무더위에는 역대급 대비책이 필요하다. 시원하게 살 권리도 기본권이다.

 김광수<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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