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내각, 청와대의 진정성 있는 노력 필요
협치 내각, 청와대의 진정성 있는 노력 필요
  • 김관영
  • 승인 2018.07.2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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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국회 5당 원내대표가 함께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을 마치고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연달아 성사되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속도감을 내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의 확대로 인한 미중간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원내대표들의 방미는 여러모로 주목받는 행보였다.

 국익에는 여야가 없다는 말은 여의도 정가에선 아주 오래된 명제다. 그러나 이 명제가 현실에서 적용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기회가 잘 없기도 했거니와,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그간의 정치에선 레토릭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방미는 좀 달랐다. 여야 의원들은 3일간 총 18개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미국 조야의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주요 이슈는 두 가지였다. 미국의 보호무역조치 속에 한국산 자동차의 고율 관세 부과를 예외로 해달라는 것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 측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미국 측으로부터 한국산 자동차의 고율 관세 예외 적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한다는 이야기를 끌어냈고,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우리 국회의 단합된 입장을 미국 측에 보여줬다. 국익에 여야가 없다는 것을 이번 방미과정에서 원내대표들은 실제로 경험했던 것이다.

 이런 대외적인 성과 외에도 주목할 지점이 있다. 그것은 여소야대의 20대 국회에서 여야간 협치의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잦은 만남을 가지지만, 비공개된 장소에서 장시간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기회는 적다. 이번 원내대표들의 방미 동행이 주는 국내적인 효과는 바로 여기에서 나왔다.

 방미 기간 여야 원내대표간 대화의 주된 화제 중 하나가 위기의 한국경제를 어떻게 살릴까 하는 것이었다. 특히 민생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법안들의 경우는 여야가 합심해 8월 임시국회 또는 늦어도 9월 정기국회에서는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이런 방미기간의 협치의 분위기는 귀국 후에도 이어졌다. 23일 청와대가 ‘협치 내각’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청와대는 여당의 요청이라며, 야당 인사의 입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물론 청와대와 민주당이 ‘협치 내각’을 급작스럽게 결정한 것은 아닐 것이다. 여소야대의 정국, 소통부족에 대한 대내외의 지적, 시나브로 떨어지는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등을 감안한 고육지책으로도 보여진다.

 야당 인사의 장관 임명은 그 자체로 많은 정치적 관측을 만든다. 권력은 그 크기가 제로섬과 같은 속성상 나눠 가지기 쉽지 않다. 그래서 야당에게 장관자리를 준다는 것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협치 내각’을 추진하겠다는 그 사실 자체는 평가할만하다.

 진정한 협치와 협치 내각의 성사 여부에는 결국 청와대가 키를 잡고 있다. 야당 입장에선 들러리는 서지 않으려 할 것이고, 실질적인 권력배분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관 몇 자리를 줄 것인가 보다, 전반적인 정책 방향에 있어 가능한 협치의 범위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여의도 정가에서 또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 있다. ‘결혼을 하려면 연애부터 해야 한다’는 말이다. 서로 속사정을 잘 알아야 그 과정에서 협치의 근간이 될 ‘역지사지’의 조건이 형성된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방미 기간 흉금을 터놓은 이야기를 나눴듯이, 이제 청와대와 야당이 그렇게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 정기적인 영수회담, 또는 야당을 포함하는 당정청 협의든 함께 국정을 고민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선행돼야 한다. 내용 있는 협치만이 제대로 된 협치이며, 야당은 언제나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노력에 응답할 준비가 돼 있다.

 김관영<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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