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 상가마을 주민들 "돈사때문에 못살겠다"
무주군 상가마을 주민들 "돈사때문에 못살겠다"
  • 임재훈 기자
  • 승인 2018.07.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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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돈사가 건축인허가 과정을 마치고 들어설 예정인 마을의 주민들이 파리, 모기와 냄새 때문에 못살겠다며 들고 일어섰다.

 23일 오전 9시, 아침부터 34~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 무주군 적상면 상가리 인근 5개마을 주민 50여 명이 무주군청 앞에 모여 “마을 인근의 공사중인 돈사의 인허가를 취소하라”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축사반대라는 머리띠와 플래카드를 내 건 주민들은 “기존 축사의 냄새와 파리 모기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도 참았는데 그간 사용치 않던 돈사를 인수한 양돈업자가 올초 개축인허가를 거쳐 돈사를 짓고 있는 중”이라며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30여 년 전 동네에서 100m 남짓한 거리에 축사가 들어선 이후 조금이라도 습한 날이면 악취로 인해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 파리, 모기가 창궐하는 것은 물론, 돈사에서 나온 폐수가 흘러든 농수로의 물로 모내기를 한 농가는 40~50%의 모가 죽은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만 해도 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인 돈사주인이 마을 쪽에 가까운 돈사는 운영하지 않는 배려라도 했는데, 그 돈사를 새로 인수한 양돈업자는 마을 지척에 있는 돈사까지 자돈(새끼 돼지)을 키우는 대규모 돈사를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돼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양돈업자와 군청에 항의하러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가리 정태성 이장은 “상가리 인근은 청정지역으로 55가구 108여 명의 주민이 오미자, 복숭아, 천마 등을 키우는 말그대로 청정지역인 곳” 이라며 “합법적이라해도 마을 100m 인근에 축사를 허가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군 행정을 질타했다.

 시위대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전홍구 대책위원장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언급하며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민 김은경(55ㆍ더불어민주당 적상면 여성위원장)씨는 "군청은 현장조사조차 안했다.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현장을 지켜보던 황인홍 무주군수는 “폭염에 어르신들의 고생이 많으시다”며 대부분 노인들인 시위참가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위로하며 “담당부서에 주민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 지시했다. 마을대표들과 최 모 양돈업자, 관계부서와 함께 군수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방안을 모색해보자”고 했다.

 한편, 문제의 현장은 건축면적 3,129㎡에 6동의 돈사를 개축해 최대 3천200두의 돼지를 키운다는 계획으로, 약 8억 여원의 축산발전기금 융자와 사료회사 융자 등 총 37억원 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4월 하순, 마을주민과 양돈업자, 군의회 의원들 그리고 군청 관계부서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는 등 해결책을 모색해 왔으나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무주경찰서에 오는 8월 15일까지 집회예정신고를 마친 상태이다.

무주=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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