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선택
지혜로운 선택
  • 박종완
  • 승인 2018.07.19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주말이 있는 삶을 위한 정책이 시행된 데 이어 현 정부 들어서는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주52시간 단축근로제가 전격적으로 발표되었다.

 따라서 지난 7월부터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사업장부터 단축근로제가 적용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전 산업현장으로 확산할 경우 우리 국민들 삶의 질은 한층 더 향상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가지 노동정책 등을 두고 요즘 여기저기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빚어지고 있고 최근 노동계는 최저임금법 개정안 철회를 외치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정책에 대해 정부와 사측 그리고 노동계는 물론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그리고 아르바이트생까지 너나 할 것 없이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입장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최저임금만 해도 16.4% 인상된 데 이어 내년도 최저시급 역시 추가인상이 예상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편의점 점주들은 “차라리 나를 잡아가라”며 정부정책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고 한다.

 또한 주52시간 적용대상 사업장에서는 법 시행에 따른 대안과 대책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나 필자도 관련이 있는 건설업종에서의 근로시간단축 역시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르는 업종이라서 앞으로 공사현장의 인력수급 및 공정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재는 비 오는 날처럼 작업이 없는 날 근무시간 조정 등을 통해 일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탄력적으로 현장을 운용하고 있지만, 법적용시기가 도래하면 도급공사비나 공사기간에 대한 조정 없이는 공기 내에 준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금력이나 가용인력이 풍부한 대형건설업체는 문제없겠지만 소수인원으로 시공사를 영위하는 중소건설사나 협력사 등은 무턱대고 인력을 추가 채용할 수도 없고 아직 뾰쪽한 해답을 찾지 못해 답답함만 커가는 현실이다.

 그런데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최저임금인상, 정규직화, 근로시간단축 등 노동정책에 대하여 기업의 93.9%가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한국경제가 침체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대체로 동의하는 바와 같이 갈수록 국내에서 사업하는 것도 먹고사는 문제도 힘들어지지는 않을까 모두 걱정이 크다.

 누군들 주말이 있는 삶, 저녁이 있는 삶을 바라지 않겠는가?

 바라는 바는 우리 모두 인지상정이겠지만 현실적 제약과 상황에 따라 입장의 차이가 있다 보니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게 되고 자기주장을 위해 단체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실정이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들이 많은데 한 청원인은 “가족을 위해서라면 100시간도 일할 수 있다”면서 서민의 삶을 고려하지 않는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도 매한가지다. 매출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종업원은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반면에 오히려 사업주는 전 가족이 매달려서 12시간씩 일해도 종업원보다 수입이 적다는 볼멘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관용(官用)의 마음으로 약자를 배려하고 조직과 국가의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한발 양보할 줄 아는 통 큰 성인의 지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정부 또한 한번 발표한 정책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밀고 나갈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이라면 빨리 인정하고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길일 것이다.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은 남을 짓밟고서라도 무조건 살아남으라는 말보다는, 현명한 선택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해석함이 옳을 것이다.

 갈수록 국내에서 기업을 하거나 노동자로 살아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우리 모두 지혜로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각자가 원하는 “소확행”을 찾는 삶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박종완<계성 이지움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