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혁명과 문학공부, 그리운 스승님을 생각하며…
동학혁명과 문학공부, 그리운 스승님을 생각하며…
  • 이윤영
  • 승인 2018.07.16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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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는 두 분의 스승이 있었다. 한 분은 삼암 표영삼 선생님, 또 한 분은 해운 박기중 선생님이다. 순서를 정하자면, 해운 박기중 선생님이 먼저다. 지금으로부터 약 30여 년 전쯤이다. 군대 제대 후 인생에 있어 방황의 절정기였다. 선생의 첫인상은 살아있는 신선처럼 보였다. 평생을 천도교 호암수도원에서 묵언일념의 자세로 동학(東學) 즉 천도(天道)를 닦는 분이었다. 첫 대면 후 내리 10년을 사제지간으로 동학·천도교 수도법을 전수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살아계실 때 좀 더 배우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

 다음은 삼암 표영삼 선생님이다. 선생은 동학연구대가로 정평이 났으며, 걷는 성자로까지 칭송을 받는 분이었다. 역사 속에 묻힌 동학유적지를 찾아내는 등 현재 유적지의 상당부문을 발굴해낸 분이다. 처음에 선생의 제자를 자청할 때는 동학과 동학혁명역사를 배우기 위함이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선생의 인격에 매료되었다. 때로는 선생에게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꾸지람도 들었고,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다가 슬그머니 도망치는 일도 있었다. 그러다가 환원(별세)하신 후, 진정 나의 스승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위에서 거론한 두 분 외, 몇 분이 더 있다. 동학혁명연구가 최현식 선생님이다. 사제지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돌아가신 후 생각해보면 스승처럼 고마우신 분이다. 선생은 그야말로 인격자요, 덕인이었다. 항상 웃는 낯꽃에 배움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정성을 다해 설명해주는 스승의 표상이었다.

 지금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도 있다. 바로 윤석산 교수님이다. 선생은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장이다. 또한 동학관련 책자를 다수 내신 분이다. 필자의 <동학이야기_만고풍상 겪은 손, 동학농민혁명 장편소설_혁명> 집필에 많은 도움을 준신 분이다.

 또한 스승으로 모시고 싶은 분들도 있다.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님과 사학과 교수출신 이상식 선생님이다. 이이화 선생님과는 동학농민혁명 1백주년 시기부터 가까이 모신 분이다. 선생은 선비 같은 올곧은 품성에 민중지향적인 자세를 갖춘 분으로 배울 점이 많은 분이다. 이상식 교수님은 정통 사학을 연구하신 분으로 털끝만치도 빗나가는 역사를 용납하지 않는다. 또한 신영우, 박맹수 교수님도 계신다. 이분들은 배움을 청하는 이들에게 너그러움과 자상함으로 가르치는 시대의 표상이다. 그리고 처음 문학을 공부할 때 자상하게 가르쳐주신 시인 김용택, 소설가 이병천 선생님도 잊을 수 없는 고마운 분이다.

 어찌 여기에 다 거론할 수 있겠는가. 가르침을 주신 평생 잊지 못할 많은 분들이 있다. 오늘날 내가 있기까지 나만의 노력은 1할(1/10)도 되지 못한다. 솔직히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나의 좌우명은 ‘부족한 만큼 노력하자’이다. 많은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선 많은 가르침을 청해야 한다. 이러한 자세가 흐트러졌을 때 나의 삶도 끝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갈 것이다.

 동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대신사 수운 최제우 선생님은 순도(순교) 직전까지 책을 손에 놓지 않았으며, 또한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대신사 뒤를 이어 제2세 교조가 되신 해월신사 최시형 선생님은 주경야독(晝耕夜讀) 정신으로 국한문 동학경전을 달달 외우셨을 정도로 책을 가까이하셨다. 또한, 공경하는 자세로 어린이와 여성들에게 배울만한 것은 배우고 스승으로까지 모신다는 말씀은 우리가 모두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동학과 문학을 접한 지가 십수 년 지났다. 돌이켜 보면 아쉬운 점도 많았고, 부족한 것에 노력도 부족했다. 격언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지만, 올 환갑나이에도 어쩜 자랑삼아 떠들어댔던 일들이 부끄러움으로 다가온다. 그 염치없는 언행 속에서 다시 삶을 뒤돌아보며, 사인여천(事人如天) 즉 사람을 하늘님(한울님)같이 섬기는 동학의 실천사상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 다짐해본다.

 이윤영<동학혁명(백주년)기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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